매거진 Any essay

직장맘에 대한 감찰 #3 성과

일상의 변론

by 윤소평변호사
2018년 현재 슬하에 9세 아들과 5세 딸을 두고 있다. 아내는 은행에서 근무한다.


직장맘인 아내는 퇴근 후 집에서의 투잡을 위해 칼퇴근을 하려고 애를 쓴다. 회사 내에서도 칼퇴근하는 것으로 소문이 나 있을 정도란다. 은행도 조직인지라 월말회식, 여직원회식, 송별회식, 환영회식 등등 회식이 있기 마련이다. 아내는 여러 사유를 들어 가급적 회식에 참석하지 않거나 1차 회식 후에는 귀가하려고 애를 쓴다.


"오늘 회식이라 좀 늦어. 진급발표가 있었거든"


아무런 부담없이 아내도 승진했는지 물어본다. 아내는 "자기처럼 칼퇴근하고 회식도 참석하지 않는데 누가 승진시켜주겠어!", "난 이번에 패스!"라고 웃으면서 말한다.


회사 내에서 아내의 업무성과가 어떤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져 본 적이 없다. 하지만, 나조차도 칼퇴근하고 회식참가도 적극적이지 않은 직원에 대해서는 높은 점수를 매기지 않는다.


우리 조직과 사회는 주어진 것 이상으로 개인적인 삶을 버리는 사람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는 묘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법정근로시간내의 업무성과만을 기준으로 해서 사람을 평가하는 것으로는 부족한 모양이다. 자진해서 야근하고, 회식자리에도 끝까지 '자리를 빛내야' 그런 사람이 사회생활을 참 잘하는 것으로 평가받는 보이지 않는 잣대가 있는 셈이다.


아내가 야근과 회식을 크게 기뻐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직원들에 대한 나의 생각과 태도도 많이 바뀐 것이 사실이다.


회식은 가급적 자제, 하더라도 1차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시퇴근.

이를 위해 나 먼저 최대한 제 시각에 퇴근. 뭐 이런 식으로 말이다. 직장맘인 경우에는 퇴근 후 투잡이 있음을 기억하면서 정시퇴근과 회식열외를 인정해 줄 수 있는 분위기가 만연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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