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변론
주로 초(初)에 희망적이고 의지에 불타다가 말(末)에 후회하고 체념한다. 아침, 주초, 월초, 연초에 새로운 무엇인가를 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고, 그 이전과는 달라지기를 원한다. 달라진다는 것은 단순한 변화가 생기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발전적' 변화가 일어나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하지만, 저녁, 주말, 월말, 연말이 되면 쳇바퀴처럼 후회에 빠진다. 변화에 대한 희망과 의지는 오간데 없이 고갈되고 위로하고 합리화할 구실을 찾느라 여념이 없다. 초(初)와 말(末)이 비슷하게 연결된다면 즐겁거나 행복할 것이다.
초(初)와 말(末)이 다르고, Top과 Bottom이 늘 차이를 보이는 인생은 어딘가 바람직하지 못하고, 성공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다.
그런데, 후회를 한다는 것은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 했거나 다른 것을 하느라 원하는 것을 하지 못 했을 때 생기는 감정과 사고이다. 하고 싶은 것을 뜻대로 했을 때 후회는 크게 자라나지 않는다. 작심한 끝에 삼일이 지나 이루지 못 한 경우, 실패로 인한 좌절감이 들뿐 후회가 들지는 않는다. 삼일이라는 시간동안 하고자 했던 것을 했기 때문이다. 다만, 그것이 영원하지 못 했을 뿐이다.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지금 당장 하기로 한다. 하고 싶은 것이 이루어 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니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후회하느니 실패하는 것이 낫다. 엄격하게 따져보면 어느 누구도 결과를 나무라지 않는다. 엄격하게 살펴보면 어느 누구도 나의 몸짓과 그 결과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다.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로지 나의 생각 뿐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어느 정도 자유로워진다.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지금 당장 하기로 한다. 후회하느니 실패하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작심한지 삼일이 지나간다. 말(末)과 Bottom까지 가 닿지 않더라도 올해도 초(初)와 Top에 품었던 계획, 희망이 삼일천하로 끝나버린 느낌이다. 운이 좋다면 며칠 더 희망이 지속될지도 모른다. 올한해 복을 많이 받는다면 말(末)과 Bottom까지 버틸지도 모를 일이다.
어떤 인생을 잘나고 못났다는 것으로 단언할 수는 없지만, 차라리 이런 인생이 낫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후회하는 것보다는 하고 싶은 것을 했다가 실패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