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better life

우리는 아프다 #4 분노

일상의 변론

by 윤소평변호사
분노와 화는 독이다


영국의 한 의사가 사람이 화가 났을 때, 콧김과 입김을 수집한 후 화학처리해서 액체로 만들었다. 이 액체를 실험용 쥐에게 주사하니 1시간 남짓 지나자 죽었다고 한다. 남자가 화가 났을 때 만들어진 액체로는 성인 100명을 죽일 수 있고, 여자가 화가 났을 때 만들어진 액체는 성인 200명을 죽일 수도 있다고 한다.


분노, 화, 짜증 등 부정적인 감정상태라고 분류되는 그런 상태에서는 생화적으로 좋지 않은 물질들이 체내에서 발생하고 주위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분노는 개인은 물론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문제이다

누구나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 존중받고 싶어한다. 그래서, 부와 권력을 같은 방향으로 쫓는다. 그 경쟁에서 탈락한 자들은 심각한 패배감과 우울감에 빠진다. 지나치게 발전하면 경쟁자, 사회구조, 국가에 대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분노조절장애는 우선 개인의 문제이다. 습관적이든, 충동적이든 순간적인 분노를 참지 못해 폭력적으로 언행을 하게 되어 주변에 상처를 입히고, 피해를 주게 된다. 분노에 대해 의학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정서적인 치료도 필요하다. 치료와 더불어 스스로 마음의 평안을 유지하고, 호홉을 원만하게 유지하려는 노력을 쉬지 않고 해야 한다.


노하기를 더디하는 자는 용사보다 낫고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빼앗는 자보다 나으니라(잠언 16:32)

그런데, 개인의 분노가 개인적 수준에서 해결될 수 없는 외부적, 사회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한 것이라면 개인이 아무리 화와 분노를 관리한다고 하더라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에게 분노와 화를 가져다 주는 외부적, 사회구조적 문제라 함은, 불공정한 경쟁구도, 기회의 불균형, 양극화, 부와 권력의 세습 등 개인이 어떻게 할 수 없는 그런 영역의 문제들을 가리킨다.


성실과 땀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 하고, 누구의 자녀로 출생했다는 우연적인 사정이나 기성의 것의 대물림으로 경쟁이 불공평한 사회와 국가는 미래가 밝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분노가 일고 화가 난다. 다만, 겉으로 드러내지 않을 뿐이지만 크게 응집되면 폭발하기 마련이다.




화와 분노의 결과를 생각하자!

개개인은 화가 나고 분노가 치미는 순간, 그 화냄과 분노질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화와 분노를 참지 못해 극단적인 살인까지 저지를 수도 있는 문제이다.


한 정신과 의사가 부부상담을 신청한 부부에게 약물을 주었다. 서로에게 화가 날때, 이 약물을 입에 넣고 3분간 있다가 삼키라고 처방했다. 이 부부는 서로 싸우기 직전 의사의 처방에 따라 약물을 입에 물고, 3분을 보낸 후 삼켰다. 그랬더니 싸움횟수가 줄어들고, 방금전 치밀어 올랐던 화와 분노가 사라졌다. 이 부부는 다시 정신과 의사를 찾아와 약을 더 처방해 달라고 부탁했다. 정신과 의사 왈 "그냥 설탕물인데요"


분노와 화는 대부분 잠시 가만히 있으면 거의 사라지는 유형의 흥분이다. 참지 못 할 분노와 화가 그다지 많지 않다는 의미이다. 짜증나게 하는 인간들 때문에 화와 분노없이 살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우리는 멈춰서 생각할 수 있다. 화와 분노의 끝은 어디로 향할 것인지에 대해.


그리고, 우리사회, 우리나라가 구성원들이 겪고 있는 화와 분노에 대해 사죄하고 대책을 내놓고, 분노가 응집하지 않도록 해 주어야 한다. 개별적인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분노의 문제는 사회정책적으로 해결해 나감이 병행되어야 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우리는 아프다 #3 외로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