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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평변호사 Jul 09. 2019

꿈 3

일상의 변론

꿈이 대하드라마나 대서사극처럼 한 편이 밤새 이어질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옴니버스 형태로 여러 주제로 꾸게 된다. 하지만, 현실로 돌아와 기억에 남는 내용은 거의 없거나 무의식 속에서조차 강렬했던 이미지들뿐이다. 


꿈을 기억한다는 것은 수면을 깊이 이루지 못 했다거나 기억력이 좋다는 등의 평가가 있지만, 꿈에 대한 기억의 잔존여부를 떠나 꿈을 꾸지 않는 날은 없다는 점은 분명한 것같다. 


황홀한 꿈!

황홀한 꿈은 최소한 기분이 나쁘지 않았던 무의식 내지 반무의식 속 경험이다. 황홀감을 자아내는 요소는 다양하겠지만, 아무래도 아름다운 여성이 등장하는 꿈은 대체로 황홀감을 물씬 느낄 수 있다. 


얼굴은 요정같고, 몸매는 글래머러스하고, 상냥하기까지 한 여성이 특히 나를 사랑하고, 그와 사랑을 나누는 꿈은 황홀하다. 그 여성이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이미지일 수 있고, 여성 연예인이나 공인일 수도 있다. 아무튼 꿈 속에조차 이 상황이 꿈이 아니길 바라고 있다는 느낌도 받는다. 


생리적 방해요소!

가급적 이 황홀한 상황과 충만함, 쾌락으로 가득찬 황홀경이 오래도록 지속되거나 영원히 끝나지 않기를 꿈 속에서 꿈꾸게 된다. 꿈 속 인물이 나를 사랑한 결과로 더불어 내 존재조차 꿈속에서 유명해지기도 한다. 부디 이 꿈에서 깨어나지 않게 하옵소서!~~


하지만, 일정한 수면욕이 충족되면 서서히 깊은 무의식에서 얕은 무의식과 의식의 경계로 몸이 깨어나기 마련이고, 소변이 마렵기도 하는 등 생리적 요인에 의해 이 달콤한 꿈의 전개는 막을 내리게 된다. 


언젠가 한번은 아름다운 여성과 사랑을 나누기 직전에
실제로 소변이 마려워 눈을 거의 뜨지 않은 채
화장실을 신속하게 다녀온 후 다시 잠자리에 누워
꿈꾸던 그 시점, 그 상황으로 돌아가기 위해 애를 쓴 적이 있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어릴적 경험이고 지금은 이런 상황이 잘 발생하지 않는 듯 하다. 기억을 못 하는 꿈이 많아져서 발생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 할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꿈 속에서조차 '아저씨', '유부남'인 현실적 상황이 반영되어 나타난다. 


꿈 속에서 아리따운 여성이 유혹해 오면 낼름 '오케바리'라고 할 수가 없다. 현실적인 지위와 역할, 약속 등이 무의식 속에서도 구속력을 발휘한다. 꿈이라는 사실을 꿈 속에서 인식할 수 있다면 우유부단에 빠지지는 않을테고, 그 결과는 나만 침묵하면 그 뿐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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