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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평변호사 Sep 10. 2019

메타 데이터

일상의 변론

데이터가 정보교환과 의사결정의 중요한 기준이자 가치평가의 수단이 되고 있다. 인간에 비유하자면 기억을 구성하는 크고 작은 기억들이 데이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은 오래된 기억을 대체로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다. 때로는 일시적으로 망각하거나 영구적으로 망각하기도 한다.


홍수처럼 범람하는 정보 중 효율적으로 정보를 찾아내는 일이 중요한 시기를 살고 있다. 메타데이터는 데이터를 위한 데이터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컴퓨터는 메타데이터를 이용해 콘텐츠나 목적 데이터를 표현해 낸다. 사람들은 메타데이터 덕분에 필요한 데이터나 콘텐츠를 검색할 수 있다. 좋아하는 연예인의 모습이나 메시의 드리블 장면과 같은 자료를 검색하고 추출해서 편집하고 저장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기능이 메타데이터의 기능 중 하나이다.


그런데, 메타데이터는 데이터나 콘텐츠를 위한 데이터이기 때문에 컴퓨터, AI만이 이해할 수 있고, 볼 수 있으며 검색을 요구하는 인간의 명령에 부응할 수 있다. 사람은 메타데이터를 볼 수 없다. 머신만이 이해할 수 있는 데이터가 메타데이터이다.


패턴이 읽히고 있다!

선호나 동의를 떠나 우리의 반복적이거나 특정한 선호, 편향은 24시간 내내 데이터로 전환되어 어딘가로 흘러가 어딘가로 집중되고 있다. 그리고, 개별적이고 무수히 많은 개별 사람들의 독특하고 차별적인 패턴이 분석되고 있다. 장기나 바둑과 같은 게임에 비유하자면 '수'가 읽히고 있는 셈이다.


한달에 담배 몇 갑을 구매했는지, 교통비로 얼마를 지출하는지 등과 같은 평균값의 산출이 아니라 개별 주체의 선호와 패턴이 분석되고 있다. 그리고, 그 패턴분석결과 빅데이터, AI는 개별 주체에게 일정한 선택상황에서 선택지를 제시한다.


질문한 적이 없는데, 최적화된 해답인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

빅데이터, 메타데이터로 제시되는 선택지, AI가 제시하는 선택사항들은 개별 주체의 과거 반복적이고 계속적인 패턴분석의 결과를 통한 것들이다. 얼마나 놀라운 세상인가. 라고 홍보하는 것은 빅데이터나 AI를 기반으로 하는 기업, 그런 사회의 도래를 재촉하는 기업들 뿐이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개별 주체, 나는 질문한 사실이 없다. 물론, 검색엔진을 통해 단어를 입력한 사실은 있다. 하지만, 지난 반복적이고 계속적인 일정한 행위에 대한 패턴 때문에 결정 선호에 대체로 들어맞는 선택사항들이 제시되는 사실을 완전히 부인하지는 않는다.


다만, 의도적으로, 문득 변덕을 부린다면 제시된 선택지들은 나에게 별다른 흥미를 유발하지 못 할 것이다. 물론, 정보를 분석할 시간도 없고, 비용도 들 뿐 아니라 정보량 자체가 엄청나기 때문에 메타데이터, 빅데이터에 의해 제시되는 선택지를 그야말로 대부분 선택하게 된다.


의사결정의 자유는 어디에!

물론, 최종결정은 개별 주체가 한다. 그런 측면에서 사람은 여전히 주체이고 자존감을 가질만하다고 결론내릴 수 있겠지만, 어딘가 석연하지 않은 구석이 있다. 과연 자유로운 고민과정과 의사결정과정을 거쳐서 최종결정을 하게 된 것인지, 굴지의 기업이나 단체가 구비한 시스템에 의해 오히려 정보의 편중결과 자신의 선호를 착각한 나머지 의사결정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언젠가 출근복장, 점심메뉴, 취침시 들으면 좋을 음악 등 생활 전반에 걸쳐 깊숙하게 데이터에 의한 제안 데이터를 제공받게 될 것이다. 가끔 등줄기에 얽매여진 긴 끈이 하늘 높이 어딘가로 향해 있으면서 그 위에서 누군가 줄을 당기거나 풀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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