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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평변호사 Oct 10. 2019

돈은 얼만큼 있으면 될까

일상의 변론

돈의 필요성에 대해 폄하하고 싶지는 않다. 돈을 간략히 정의하면 '물건값'이다. 그런데 돈을 복잡하게 정의하면 사물의 가치의 표상이며 물건의 교환기준이고 축적의 산물로 사용되는 물건으로 정의된다.


돈에 대한 관념은 '다다익선'이 선뜻 떠오른다. 많을수록 나쁠 것은 없고, 적으면 불행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돈이란 많을수록 좋은 점이 많고, 적을수록 불만의 가짓수가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돈의 효용은 의식주의 적절수준을 유지함에 있어 자존심을 유지하고 자괴감에 빠지지 않을 분량이면 바람직하다는 생각에 동의한다. 그런데, 돈은 가질수록 더 가지고 싶어지고 없을수록 원망의 대상이다.


돈이 얼만큼 있으면 좋을까. 나는 걱정없이 한끼 식사의 값을 지불함에 있어 절약을 염두하지 않을 정도면 딱 좋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돈의 액수는 비례적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 진심이다. 돈의 액수만큼 스트레스와 걱정은 쌓인다. 일단 지켜야 함을 걱정하고, 원금을 까먹지 않아야 안심이 들 것만 같다. 그래서 돈은 없어도 걱정, 있어도 걱정이다.


돈은 인간의 숭고하고 가치있는 정신적 가치의 반대편에 있는 방정식의 다른 해인듯 하다. 돈은 세속적이고, 정신적 가치보다 산술적 가치에 치중하며 사람을 구속하는 묘한 악의를 포함한다. 왜, 많은 철학자들이 무소유를 자유의 시작과 방침으로 설파했을까. 돈은 누군가로부터 지불받아야 나의 주머니가 가득찬다. 그런 과정에서 사연과 슬픔, 어쩌면 원한이 섞여서 돈이 흘러 들어온다. 고스란히 그 액땜을 돈을 가진 자가 부담해야 한다.


돈의 보유의 적정량은 맛있는 것을 사먹을 수 있지만, 다음 끼니 때를 아끼지 않을 정도, 누군가에게 기부를 하더라도 내 끼니의 수준을 하향시킬 필요가 없을 정도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한다.

나는 지독한 가난을 경험했기 때문에 많은 돈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자랐다. 하지만, 돈 많은 사람들의 이해못할 불행을 목격하고 변론하면서 돈이 많을수록 불행의 가능성은 커질 수 있음을 간접적으로 느꼈다.


비록 수십억의 재산을 가지고 있지는 못 하고, 전세집에서 집주인의 눈치를 보면서 살지만, 오늘 감자탕 중자에서 대자를 주문할 수 있었다. 돈은 이만큼 가지고 있으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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