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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평변호사 Oct 03. 2019

선생님, 할머니 말씀 잘 들어라!

일상의 변론

맞벌이 부부가 다수이다보니 "할머니 말씀 잘 들어!", "선생님 말씀 잘 들어!"라는 말이 출근길 인사에서 빠짐이 없다. '잘 듣는다'는 것은 말썽부리지 말고, 사고치지 말고 등등 규칙과 규범의 준수를 위해 타인의 말에 귀기울이라는 의미이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우산 가지고 가라는 부모의 말을 듣지 않고 학교 갔다가 비를 쫄땅 맞고 귀가한 경험, 멋부린다고 두툼하게 옷 입고 가라는 말을 무시했다가 오들오들 추위를 경험한 사실 쯤은 한두번씩 이상은 있다. 고통의 결과는 부모, 할머니, 선생님 등의 말을 듣지 않고 들어도 실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통령, 지도자, 관료 등은 자기 의견을 관철시키려고 노력하기 보다 다수의, 다채로운 의견을 듣는 것에 최선을 다 해야 한다. 최고의 자질을 구비한 지도자라면 반대의견을 더 청취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균형적 사고를 구비하고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통령, 지도적 엘리트, 관료들은 다른 의견, 반대의견을 들으려는 노력과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신뢰하는 참모나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서 왜곡되고 재해석된 타인의 의견을 수령하게 된다. 권력자의 몰락은 외부의 적이나 반대세력이 주된 요인이 아니라, 지근거리에 있는 자기 사람들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고 지도자가 제 아무리 균형적 사고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더라도 자신이 신뢰하는 네트워크만을 통해 외부의 소리를 듣는다면 민주주의의 결정방식인 다수의견을 접할 기회는 차단된다. 


최고 지도자는 자신의 통치철학을 준수하되 실천방법에 있어서는 각색과 변형, 지속적인 수정을 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눈과 귀를 해피하게 해 주는 인사들을 멀리해야 한다. 


그리고, 진보라고 표시하는 사람들은 보수에 대한 예의를 가질 필요가 있고, 보수라고 표시하는 사람들은 진보에 대해 자신들의 고루함을 시인하고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 


하늘이 열린 날이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것이 탄국철학이다. 그런데, 널리 이롭게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너희들은 아니다라는 구호로 땅이 두쪽 난 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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