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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평변호사 Nov 02. 2019

가난할수록 뚱뚱하다

일상의 변론

부의 경중을 막론하고 누구나 건강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다. 가난한 사람도 건강과 관련해 상당한 돈을 소비한다. 하지만, 가난한 사람은 부자보다 보험가입율, 축적자금 등이 부족하기 때문에 의료보험에서 제외되는 심각한 질병에 걸릴 경우, 무기력해진다.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에스테르 뒤플러, 아비지트 배너지 작)라는 책을 보면, 가난한 사람이 건강과 관련해 돈을 소비하기는 하지만, '치료'에 돈을 쓰고 '예방'에 돈을 쓰지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건강관리비용 액수가 문제가 아니라 사용처가 문제라는 것이다.


예방은 치료보다 훨씬 적은 비용이 든다. 보다 부자인 사람들은 당연히 치료에도 돈을 쓰지만, 사전 예방에 대한 지출을 선호한다. 독감예방주사, 대상포진 주사, 간염백신 등 발병이 우연적이라고 그 가능성을 최대한 감소시키기 위해 지출한다. 그런데, 가난한 사람은 현재적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또는 예방에 필요한 조치에 대한 비용이 만만하지 않기 때문에 적은 비용이 드는 예방보다 실제 발병시 치료에 돈을 쓰는 것으로 지출을 실행한다.


가난한 사람들은, 예방의 필요성에 대해 충분한 인지를 하고 있지만, 생계유지에 필요한 여러 지출항목에 소요되는 비용충당이 어려워 예방적 조치에 대해 선뜻 소득을 분할하기가 쉽지않다. 또한, 가난할수록 노동시간이 길기 때문에 운동에 바칠 에너지와 비용도 부족하다. 예전에는 부자의 캐리커쳐가 불룩 튀어나온 배와 턱이 여러겹 겹치는 모습이었다면, 현재 부자들은 대부분 슬림하다. 철저한 운동과 식이요법을 하고, 예방조치에 상당한 신경과 비용을 지출하기 때문이다.


가난한 사람 중 부지런한 사람은 수면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해서 운동에 바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소득활동을 한다. 투잡, 쓰리잡은 가난하면서 근면한 사람들이 피치 못해 보이는 소득활동의 모습이다. 가난한 사람은 식사시간에 충분한 여유를 부릴 수 없기 때문에 불규칙하게 음식을 섭취하고 때로는 폭식을 하게 된다. 가난한 사람들이 돈(본래 취득되는 금액 이상의 돈 등)이 생기면 대체로 기름진 음식을 즐겨먹고 '축제'를 자주 연다. 과식이 자주 일어난다. 물론, 부자라고 하더라도 선천적 나태와 타고난 습성에 의해 기름지게 먹고, 운동부족으로 과체중이 발생하기는 마찬가지이지만, 비율적으로 따져 보면 요즘은 슬림한 부자가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가난을 비하하고 부자를 칭송하고자 함이 아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예방조치와 운동, 절제된 식단에 접근할 수 있도록 경제정책과 사회적 관심의 필요성을 지적하고자 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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