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변론
야망을 품고,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포부를 가슴에 안고 삶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옆길로 셀수 있는 크고 작은 유혹을 견디며 인내하며 지금 하고 있는 일과 학습, 목표달성을 위한 모든 행위에 대해 열정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일반론이다.
열정이 없는 삶은 마치 무가치하고, 무미건조하며 동물적이고 세속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목표, 계획의 달성, 그로인한 성취감은 인생을 살아가는 어느 마디에서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고진감래가 안분지족보다 더 낫다는 현실적이면서 이해타산의 결과론이라고 말하고 대체로 이에 긍정하게 된다.
그런데, 문득 고민에 휘둘린다. 인생의 어느 마디에서 감촉할 가능성에 초점을 둔 성취감, 그를 위한 열정 때문에 배제되거나 희생된 자신의 중요한 감정과 경제적, 사회적 가치평가 때문에 일상의 여러 부분들이 저조한 가치평가를 받아 후순위로, 때로는 의식적인 망각을 위한 노력으로 소실되고 망실되어 버린 경우, 그 가치의 합산과 성취의 값과의 비교에서 영업손실을 따져 보았을 때, 순이익은 과연 얼마나 격차가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고민이라는 생각이 든다.
성취를 위해 열정을 부리는 과정에서 끌어올려 지출하는 에너지, 가능성의 현실화가 확정적으로 불허가 될 상황에 대한 근심과 염려, 일상의 감촉과 충족을 억압하느라 쏟는 노력과 고통의 값어치는 과연 열정의 대가, 운좋게 성취의 꼭지점에서 그간의 손실을 만회할만큼 만족스러운 삶으로 자신을 이끌어 준 것인지는 정산해 볼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좋은 직업을 선택하기 위해, 좋은 배우자를 만나기 위해, 그리고, 좋은 이름을 남기기 위해 역사적이고 실증된 훌륭한 사람들의 행적을 따라 엄마를 보고 싶었던 그리움에 잠시 이탈한 한석봉이 엄마와의 경쟁에서 진 나머지 명필가가 되었다는 둥, BTS 쫓아다닐 때 참고 수학문제집을 풀어 인서울하였다는 둥, 월드컵 경기를 보지 않아 사법고시에 합격했다는 둥. 성취를 위한 열정에는 인내와 삭제가 수반된다.
반사적으로 성취로 인한 만족의 가치와 희생되고 포기된 가치의 합산의 각 뺄셈의 결과가 궁금하다. 때로는 열정도 정확하게 정산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