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better life

스.고.이.

일상의 변론

by 윤소평변호사
스. 고. 이.

스고이(すごい)는 일본말로 '굉장하다', '대단하다' 그런 의미이다. 일본산 야동을 본 경험이 있다면 여성배우가 관계를 갖는 중에 '스고이'라고 진술한다. 기분좋다는 그런 의미를 표현하는 것이다. 이런 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로 일본 야동을 봤다는 사실이 자인되는 듯 하다.


그런데, 지금 말하고자 하는 스. 고. 이.는 그런 의미가 아니다. 2018. 12. 18.경 재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오다가 심각한 어지러움증을 겪고 응급실로 실려갔다. 병명은 척추동맥박리라고 뇌혈관이 찢어진 증상을 말한다. 조금만 늦었어도 나는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태가 될 뻔 했는데, 다행히 하나님의 보살핌으로 아직 살아있고, 변호사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키 171cm, 체중 63kg으로 슬림한 나는 운동을 썩 잘한다. 그리고, 출근 전에 3km 정도의 조깅과 웨이트 운동을 하고 출근하는 것이 습관이다. 건강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스트레스

누구나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다. 특히, 복잡다변이 속도가 중가속적인 현대사회에서 스트레스는 피할 수도 없앨 수도 없는 대상이다. 다만, 눈치보며 잘 관리해야 하는 보이지 않는 '악'이다.


발전적 삶에 대한 강박 때문인지 항상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모임도 많이 참석하고, 책도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읽고, 집 안밖에서 욕먹기 싫어서 역할을 다 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하지만, 어딘가, 누군가로부터 스트레스를 받았고, 애써 그것을 외면하면서 지내기를 상당 기간 오래 했었던 듯 하다.


의사선생님들이 흔히 하는 말이지만 스트레스 덜 받아야 한다고 하는데,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의도적으로 감사할 것을 찾는다. 오늘 하루가 다시 주어진 것도 감사, 제 때 돈내고 밥을 사먹을 수 있는 것도 감사, 진상 의뢰인의 진상짓에서도 저렇게 행동하지 말아야지 하는 교훈을 주어서 감사 등등 감사할 것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자기계발, 자기개발에 있어서도 스스로에게 심대한 과제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먼 미래를 바라보며 놓쳐버린 오늘의 일상과 자제하느라 쌓고 있던 스트레스를 줄이고자 함이다. 스트레스를 덜 리마인드할 수 있는 방법은 감사할 것을 찾는 일이었다.

고혈압

나이가 들면 대체로 혈압이 높아진다. 혈관이 혈류의 흐름에 대해 저항력이나 유동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쓰러지기 전에 혈압은 90~137. 그런 수준이었던 것 같다. 전고혈압이라고 혈압계의 도표에 표시되어 있다.


하지만, 젊은데 뭘 하면서 무시하면서 여전히 자극적으로 짭조름을 즐겼고, 술 먹은 다음 날에도 격렬한 운동을 통해 땀을 빼기 위해 운동을 지속해 왔다. 술 먹고 난 다음날 땀을 빼면 왠지 독소가 몸으로부터 빠져 나가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혈관이 더 이상 찢어지면 안되기 때문에 혈압약을 매일 먹어야 한다. 44세에 고혈압도 아닌데 혈압약을 먹을 수 밖에 없다. 처방이 그러했다.


혈압의 상승은 많은 병, 병질을 야기한다. 게다가 심적 분위기 또한 사람을 안정적이기보다 불안정하게 만든다. 화를 자주 내고 짜증을 부리고 매사에 신경질적으로 변하는 것은 혈압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물론, 타고난 성정이 문제이겠지만.


혈압관리는 그 시기가 조기일수록 좋아 보인다. 혈압관리에 관한 여러 조처들은 인터넷에 널려 있으니 여기서 논하지는 않겠지만, 꾸준한 실천만이 중요하다.


식이요법

술자리가 많으면 기름지고 높은 콜레스테롤이 듬뿍 담긴 안주를 많이 먹게 된다. 모임이 많기 때문에, 그리고, 의뢰인과 술자리를 자주 하던 시기에는 저녁마다 기름진 고기와 안주를 먹어댔다.


술자리가 없는 날에도 가끔 집에서 반주라도 할라치면 고칼로리, 고콜레스테롤의 안주를 먹은 듯 하다. 그에 반해 채소를 비례적으로 섭취하지 않았다. 물론, 김치먹고, 상추쌈을 먹기도 했지만, 양파, 마늘 등 혈류에 도움이 되는 음식섭취는 상대적으로 빈곤했다.


양파, 마늘, 나물류, 크릴오일, 타닌 성분이 함유되어 있는 음식들을 애써 찾아먹어야 하는 형편에 놓여 있다. 배불리 먹으면 땡이었던 시절이 있었지만, 뇌혈관 때문에 이제는 자제와 의식적 노력의 두 카드를 사용해야 한다.


책임

스트레스, 고혈압, 식이요법. 스. 고. 이.는 이제 바람직한 목표가 아니라 당장 실천해야 하는 일과적 숙제이고 의무이다. 왜냐하면 나에게는 먹여서 살려야 하는 입들이 많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 삶에 대한 책임도 있다. 현업에서 뛰고, 그 달음박질을 마감할 때까지, 그리고, 그 이후의 나의 삶에 대해 건강한 책임을 지기 위해서는 스. 고. 이.에 대한 문제를 망각해서는 안되고, 관념이 아닌 가시적 행위로 지속해야 할 책임이 있다.


우리 모두 스. 고. 이.를 잘 해야 한다. 건강하게 살다가 죽기란 아프다가 죽는 것에 비하면 가능성이 희박하다. 하지만, 대체로 후회없는 죽음에 이르기 위해서는 기억하고 되내이며 실천해야 할 항목들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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