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변론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는 시장 또는 기업, 공공기관 등 조직에서 계약의 한쪽 당사자가 정보나 자기만 가진 유리한 조건을 이용해 다른 사람들을 희생시켜 이득을 취하는 것, 불법하지 않은 탈법과 특정한 제도나 규칙의 공백을 이용해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거나 자기의 이익을 위한 선택과 행동을 하는 것, 개인적, 집단적 이기주의가 만연한 상태 등을 말한다.
도덕적 해이는 구체적인 사람의 특정한 사고와 행동방식일 수도 있고, 일정한 집단의 책임회피와 이기주의적인 태도를 의미할 수도 있다. 도덕이라는 개념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도덕적 해이 역시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변화될 수 밖에 없다.
도덕이란 사람의 양심에 비추어 그러하게, 또는 그렇게 해서는 안되다는 행동 양식, 규범, 추상적이지만 보통 수준의 사람들의 대부분이 합의하는 사고방식과 내용, 내면의 원리라고 할 수 있다. 도덕은 말이 어렵지만 모두가 인정하는데 가역반응이 대체로 적은 상식, 상식에 기초한 개념이라고도 할 수 있다.
어찌되었든 도덕적 해이는 본질적으로 책임회피와 자기이익추구, 타인에 대한 무관심이라는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도덕적 해이를 보이는 사람은 부끄러운 행동을 서슴치 않고 할 뿐 아니라 타인의 부끄러운 모습에 대해서도 잘 참는다.
불법하거나 위법하지 않다면 책임을 회피하고 자기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타인을 희생시켜도 된다고 생각해서 판단하고 행동하였다면 도덕적 해이에 빠진 것이다.
도덕적 해이는 그 사람만을 놓고 보면 평가할 수 없다. 타인, 조직, 사회, 국가 등 크고 작은 공동체에 빗대어야만 평가할 수 있다. 도덕적 해이는 타인의 가치, 사회적 가치, 국가적 가치 등 공동체의 가치를 훼손하는 그 사람의 언행이다.
도덕적 해이는 내면의 원리가 발성하는 소리를 인식하면서도 이익을 위해, 책임회피를 위해 수치심을 의식적으로 외면하는 것이다. 도덕적 해이자는 법의 처벌, 제도적 규제가 아닌 타인의 비판, 의견, 자신의 평판에 대해 수치심을 포기하기로 한 사람이다.
도덕적 해이에 빠진 자는 주변에서 찾기란 어렵다. 왜냐하면 "내가 도덕적인 것을 이번만큼은 안 지키겠오!"라고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TV를 틀면 도덕적 해이자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런 자들은 "나는 결백하다", "법의 심판으로 가려질 것이다", "국민이 판단할 것이다", "역사가 판단할 것이다" 등의 말을 하기 때문에 구별하기 쉽다.
그런 말을 내뱉기 전에는 법과 제도의 허점을 이용하고, 수치심을 포기하고 이기적이었다가 책임회피를 한 자신만의 역사적 사실을 명백하게 알고 있으면서 문제가 가시화되면 법 운운 하는 공통적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