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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룬다고 해결되는 일이 있을까

윤소평변호사

by 윤소평변호사
아무리 고민해도 답을 얻을 수 없는 일들이 우리의 삶에서는 빈번하게 발생한다.


잠을 설치기도 하고, 술을 마셔 잠을 청해 보기도 하고, 포털에서 검색을 해 보기도 하지만, 고민해도 명확한 답을 얻을 수 없는 일들은 반드시 정기적으로 우리의 삶에 일어난다.


그런데, 가끔은 그 고민이 고단한 탓에 내일로, 그리고, 다음주로 미룬다.


결정과 선택을 유보하는 이유는, 지금 당장은 답을 낼 수 없고, 외부적 변수와 요인이 작용하는 것이라 스스로 여러 대안을 강구하더라도 예기치 못 한 무언가가 있을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꼼꼼히 생각해야 한다는 명분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미루는 시간만큼 지금 주어진 시간을 충분히 즐길 수 없다. 머리 속에는 마치 화장실을 다녀왔는데 잔뇨감이 남는 느낌이랄까. 뒷머리가 찝찝하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꼼꼼히 생각하면 의외로 좋은, 바람직한 해답을 얻을 수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주관적인 만족일 뿐, 종국에 가서는 어찌할바를 모르는 상황이 된다는 것을 깨닫는 경우가 많다.


결국, 어떤 결정과 선택, 행동의 개시를 미룬다고 해서 더 좋은 결과를 얻는 경우가 확률적으로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당장의 선택이 가져올 충격과 상실의 고통이 감당할 수 없다면 어떻게 되는가라는 두려움 때문에 지금 당장 결정하고 선택하는 것이나 미루고 유보해서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이나 별반 차이가 없는 것임을 여러 차례의 경험을 통해서 알고 있음에도 매번 선태과 결정에 있어서 미룬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가 있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변함이 없는 문제가 대부분인 것이 삶이다.


결코 선택과 결정을 미룬다고 해서 지금보다 더 좋은 선택과 결정을 할 수 있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그렇다면, 미루어둔 시기까지 고민하느니 지금 당장 선택하고 결정해서 행동하는 것이 낫다.


51%의 1%만 있더라도 행동해야 한다.


지금의 이 시대는 너무 많은 정보가 있어 인간의 충동적인 선택에 대해 신중한 선택을 강요하기 때문에 손을 오그라들게 만들고 인간을 우유부단하게 만든다.


‘충파’.


부딪혀 깨 부시다.


부딪혀야만 하고, 깨져 보아야 하며, 걸어 보아야 함에도 관념적으로 고민만 한다.


우리는 완벽할 수 없고, 처음부터 그러했다. 가끔 휘청대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지금 무언가 마음 속에 꿈틀거리는 생각이 있다면 토해 내야 한다.


우리는 잘 하고 싶지만, 그런 노력을 기울이는 존재일 뿐, 잘 하는 존재는 아니다.


용기를 내자.


우리는 실수투성이인 그런 보통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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