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변론
법이 없더라도 사람이 사람을 죽이면 화를 입는다는 생각, 느낌, 불안감을 갖는다. 남의 물건을 훔치면 화를 입는다는 생각, 느낌, 불안감을 갖는다. 이런 현상은 살생하면 안되고, 훔쳐서는 안된다는 학습 때문일 수도 있지만, 동물들만 보더라도 타의 영역이나 먹이에 정당한 이유없이 침범하지 않는다. 물론, 사슬위에 강한 놈이 약한 놈의 것을 앗을 수는 있다. 하지만, 대체로 그리하지 않는 것은 하늘이 두려워서이다.
신앙을 가진 사람에게는 하늘의 지혜가 무엇인지 어느 정도 느끼고 알고 있겠지만, 신앙이 없더라도 양심이 꺼려하고 좋은 기분이 들지 않는 일을 하면 복을 받을지 못할까 하는 두려움, 화가 미칠까 하는 두려움 정도는 추상적으로 감지한다. 이것은 하늘이 지혜가 있다는 의미이고, 합리로 설명할 수 없는 이치이다.
앞에 가는 수레가 돌뿌리에 걸려 전복되면, 뒤에 오는 수레는 이를 피하는 법이다.
역사의 가르침을 외면하고 거스르는 언행을 하면 반드시 전복된 수레와 같은 상황이 될 것이다. 비굴하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미국, 일본과 같은 선진국과의 교류, 사대는 당연한 것이다. 우리가 힘이 약하기 때문인데, 우리는 큰 것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사대하면서 취할 것을 취할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하는 것이다. 하늘의 지혜 또한 약육강식을 말하지 않았는가.
인간의 감정을 집단적으로 자극하는 것은 정치와 예술뿐이다. 정치의 본질은 권력의 획득, 유지에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렇다. 반일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집단적 반감을 야기하기에 너무 손쉬운 어젠다이고, 반대정권의 부정부패를 캐내어 이를 널리 선전하는 것은 약간의 노력만 기울이면 된다.
사회적으로 성공하지 못 한 사람, 경제적으로 성공하지 못 한 사람, 이 때 성공이란 평균 이상이라고 가정하자. 이들이 국가, 사회에 품는 감정은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 자신의 노력여하를 검토하지 않고, 외적 부조리에 원인을 돌리는 사람들을 집단적으로 선동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그리고, 노동자의 삶이 그토록 처절하고 피폐해서 노조활동 수준이 세계 1위인 것인가? 괄목할만한 성장으로 노동자의 삶은 자본주의, 자유주의 채택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정도로 향상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자본가들이 잉여가치를 자기들 몫으로 챙기는 것 또한 사실이나, 극단적인 빈부격차나 양극화는 전 세계 어느 국가에나 존재하는 현상이고, 이를 감소해 나가려는 윤리적 정치행위가 지속될 뿐이다. 공산주의, 사회주의 국가는 특정 계급만이 고도의 펜트하우스에 살면서 나머지는 공평하게 낮은 집에서 살지 않는가.
지금은 국가정체, 경제체계, 외교관계 모든 분야에서 역사가 보여주는 실폐사례를 의도적으로 반복하려고 하는 세상이다. 그리고, 이만큼 발전을 이루어낸 선배들의 말은 귀담아 듣지도 않는다. B형인 사람에게서 피를 다 빼내고 A형으로 바꾸려고 하는 듯 하다.
우리 사회는 지극히 잘 사람과 지극히 못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이 적당히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다. 사회 3분화가 구조적 문제에 있기도 하지만, 계층적 자질과 노력의 문제에도 분명 있다. 물론, 노력없이 상속받은 계층도 있다. 이들이 융화하고 양해하여 안으로 내적 질서를 확립하고, 밖으로 강대국과의 교류를 강화해야 한다. 반일, 비친미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중국과 우리가 혈맹관계가 될 수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부디 앞선 역사의 선배들이 이룩해 놓은 것을 망치지나 말고, 부조리한 부분만을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노력을 했으면 한다. 과격하고 급진적인 것은 공산주의적 혁명과 선동의 연장선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