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똥구멍]

#2 운명의 보호와 계획

by 윤소평변호사


성적 쾌감의 발달은 프로이트에 따르면 구강기-항문기-생식기의 순차적 위치이동을 겪는다. 보이지 않는 똥구멍이 우리 인생에서 성욕을 느낄 수 있는 운명과 기능을 한때는 수행한다는 것이 놀라운 사실이다. 하지만, 성적 쾌감의 지각이 생식기로 전이되면 똥구멍의 그 지각은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못 한다. 물론, 애널섹스를 성인들이 하기는 하지만, 그러한 행위에 대해서는 비호감이라는 감정적 견해가 지배적이다.


똥구멍은 일정한 시기가 지나면 복수의 기능을 하다가 배설의 기능만을 전담하게 된다. 물론, 넓은 세상에는 똥구멍이 성감대인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똥구멍의 주된 소명은 배설일 뿐이다. 하지만, 우리가, 특히 똥구멍에 일정한 고통을 겪어본 유경험자라면 똥구멍의 관리에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부드러운 티슈로 어루만지고, 값비싼 비데를 설치하여 똥구멍을 세수시키기고 한다. 똥구멍에 질병이 걸려본 사람의 경우에는 똥구멍을 매우 세심하게 관리하게 되는데, 똥구멍에 대한 인식과 관리는 똥구멍이 아파진 이후에야 가능하다. 그전에는 배변습관도 고치지 않고, 똥구멍의 세척 등에도 관심이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똥구멍이 성적 쾌감을 지각하는 주된 기능을 생식기에 내어 줄 때, 그 순간은 대부분 비의식적으로, 세월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러운 것처럼 변이된다. 하지만, 똥구멍의 기능적 장애가 발생하게 되면 똥구멍에 대한 의식적 변화와 관리의 태도가 개입하게 된다.


우리는, 인생, 삶, 시간이 자연스럽게 흐르면 우리 인생을 관조할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가지기 어렵다. 풍랑을 만나고, 실패하고, 실연하고, 파산하고, 무시당하고, '따' 당하는 등 여러 불쾌한 경험, 상처, 우울, 좌절 등을 맞이했을 때, 비로서 나의 실재와 환경과 미래를 절실하게 생각할 수 있다. 우리가 삶에서 자연스럽다라고 느끼고 살았다면, 참으로 운이 좋은 부류에 속한다. 하지만, 행운은 언제든지 불운으로, 그리고 역도 순식간에 일어날 수 있다.


인간은 경험과 지각을 실질적으로 하지 않고서는 변화하기 어렵다. 관념적으로 성실하고자 해도, 현실적으로 변화가 일어나기는 어렵다. 의지적 문제도 있고, 관계나 환경의 문제도 있다.


똥구멍같은 운명적 존재라고 무시할 것이 아니라 그 운명과 기능의 보호와 계획이 있어야 한다. 똥구멍의 비가시적 침묵 속에서의 성실함을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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