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운명적 위기
몸의 기능이 정상적일 때, 똥구멍의 개방시각은 일정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일정하게 배설할 수 있다. 하지만, 입의 기능은 개방시각도 비정기적이고, 시의적절하지 않을 때도 있다. 입은 매력과 유인을 유도할 수 있기도 하지만, 불쾌와 회피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 입의 부정기적 개방성과 자만, 교만에 의한 결과이다.
하지만, 똥구멍의 경우는 대체로 정기적 개방을 통해 몸에 해로운 것들을 몸 밖으로 배출한다. 똥구멍으로부터 배출된 질료들은 입으로 섭취하는 음식물을 길러내는 비료가 되기도 하는데, 결과적으로 순환적이며 입은 똥구멍을 비난할 이유를 상실할 수도 있다.
"입이 바싹 마른다", "똥줄이 탄다"는 표현을 서슴없이 사용하게 될 때, 우리 삶은 대체로 불쾌한 순간일 것이며, 매우 다급한 사정이 현시적 시간에 개입되어 있는 시기이다. 삶의 위기를 맞은 순간, 입과 똥구멍은 마르거나 타는 느낌으로 표현되는데, 실제로 입이 말라 붙거나 똥구멍이 불타오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입과 똥구멍의 상태를 마르고 타오르는 것으로 표현함으로써 감각지각은 사태와 상황의 다급함을 표출한다.
입과 똥구멍이 한데 어우러지는 순간이다. 외부적 강력한 스트레스가 몸과 마음에 파동을 주었기 때문에 고통을 이런 식으로 표현하게 되는 것이다. 입은 엘리트적이고, 똥구멍은 보통적이라고 표현하였다.
결국, 삶의 위기를 맞이하게 되면 입과 똥구멍의 구별은 사라지고, 상호간에 연결성과 관계에 의해 협력을 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과정이 결국은 어느 하나가 우열적이고, 어느 하나가 후열적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