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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평변호사 Apr 22. 2022

혼자있는 시간

일상의 변론


혼자있는 시간이 하루 중 얼마나 될까. 최근에 온전하게 혼자있어 본 적이 있을까. 코로나에 감염되어 격리되어 있는 기간 동안 과연 나는 혼자있었던 것일까. 혼자있는 시간, 혼자있기는 자발적이어야 하는 고독이다. 하지만, 외력, 외부사정에 의해 혼자 있게 되는 것은 고립, 격리이지 진정한 혼자있기가 아니다.


혼자있기가 온전하게 되면 내면의 소리, 내면의 감정변화, 내면의 사고흐름 등을 감지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혼자있음으로써 얻어지는 휴식과 치유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비자발적 혼자있기는 그러한 과정과 효과가 없다. 그저 고립감, 외로움, 자유의 구속과 우울감 등 부정적인 것들을 접할 가능성이 높다.


죄수의 감금, 정신병자의 감금, 채무자의 감금, 규율위반자의 추방 등은 사람이라는 존재를 혼자있게 만드는 사례들이지만 우리는 그러한 혼자있기를 원하지 않을 뿐더러 그렇게 혼자가 된 상태는 힘들고 부자유스럽고 부자연스러울 뿐이다.


정말 혼자있기가 가능할까. 의도적으로 혼자있어 보려고 해도 우리는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분명 대인관계의 단절과 공간적 고립을 통해 혼자있지만 휴대전화를 드려다 보면서 여전히 세상과 연결되어 있다. 온전한 혼자가 되려면 내면의 것들이 체감되어야 한다. 하지만 세상과 연결된 상태로는 내면의 것들을 감지할 수 없을 뿐더러 회복과 치유를 맛볼 수 없다.


의도와 달리 우리는 세상, 타인과의 연결고리를 잠시조차 끊을 수가 없다. 연결상태를 단절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연결관계에 익숙해져 있어서 사고와 감각이 온전하게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지를 못한다. 기도는 하나님과 나만의 연결관계이다. 기도조차 온전하게 혼자있는 상태가 아니다. 잡다한 생각들이 가지치기를 하게 되면 온전한 혼자있기가 아니다. 외적 연결고리를 차단해도 내적 연결상태가 유지되는 한 우리는 혼자있지 못한다.


'혼자있는 시간을 즐긴다'라는 말을 할 수 있으려면 모든 형태의 연결상태 전원을 차단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혼자있기를 즐기려면 오롯이 자신의 내면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혼자있기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이기도 한다. "아휴~~진짜 혼자 살고 싶다"는 푸념을 할 때, 진정한 의미의 혼자있기를 추구한다기 보다 그저 외부와의 단순한 단절을 의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몸에 피로가 누적되면 잠을 청하면 되지만, 내면의 피로를 해소하려면 혼자있기가 가능해야 한다. 혼자있는 시간이 내면을 향한 진정한 순간이 되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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