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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평변호사 Jun 12. 2016

그대 없으면 잘 살아

윤소평변호사

패티김의 '그대없이는 못 살아'라는 노래의 가사를 살펴 본다. 리듬으로 인한 반복적 가사는 일부 생략하기로 한다.


좋아해 좋아해 당신을 좋아해 저 하늘에 태양이 돌고 있는 한 당신을 좋아해  
밤 하늘에 별들이 반짝이는 한 당신을 좋아해
그대 없이는 못살아 나 혼자서는 못살아 헤어져서는 못살아 떠나가면 못살아

사모해 사모해 당신을 사모해  강물이 바다로 흘러가듯이 당신을 사모해 장미꽃이 비오기를 기다리듯이 당신을 사모해 그대없이는 못살아 나혼자서는 못살아 헤어져서는 못살아 떠나가면 못살아

사랑해 사랑해 당신을 사랑해  이생명 이 마음을 다받쳐서 당신을 사랑해 당신을 사랑해
영원히 영원히 변함이 없이 당신을 사랑해 그대없이는 못살아 나혼자서는 못살아 헤어져서는 못살아 떠나가면 못살아


세 살 딸아이가 듣는 어린이 동요모음 CD에서 갑자기 이 노래가 흘러나와 이런 노래가 어떻게 어린이 동요 모음 CD에 수록되었는지 궁금함 끝에 사랑이란 절절하고 그 대상의 부재와 관계단절에 관한 두려움을 자존심없이 고백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했다.


"그대 없이는 못 살아"에서 "그대 때문에 못 살아"로...


아내도 연애시절에는 "오빠없으면 못 살거 같아"는 심경에서 이제는 "오빠 때문에 못 살아"로 일부는 심경에 변화를 일으킨 듯 하다. 대부분 연애시절 품었던 그 절절함은 퇴색되기 마련이다. 사랑에도 유효기간이 있다지 않았던가.


상대의 부재와 관계단절의 두려움이 소망으로 변환된 것이다. 이유야 여럿 있을 수 있다. 일단 상대가 싫어하는 행동과 말을 반성없이 고치지 않고 반복하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동안 반복되는 기피행동과 말은, 상대로 하여금 존재감을 감소시킨다. 아무리 말을 해 본들 씨알도 안 먹히고 속을 끓이게 되면 상대가 없어졌으면 하는 생각을 품게 할 수도 있다.


복선적 관계로 변화된 삶


연애시절에는 '너와 나'만을 생각하면 되지만, 결혼으로 인해 여러 관계가 단 하루만에 발생한다. 게다가 시간이 지나면 다시는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천륜의 관계까지 발생하게 된다. 단선적 관계에서 복선적 관계로의 변화는, 사실 기쁨보다는 많은 책임을 낳는다. 그대 없이는 못 살 것같던 '그대'에 대해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시간과 정력이 양적 측면에서 절대적으로 감소한다.


'그대'가 내 말을 잘 들어주고, 내 심정을 건드리는 행동과 말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하다. 이런 상황에서 상대의 심경을 건드릴 그 어떤 사고를 치게 되면 상대로 하여금 '니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품게 만든다.


"그대 없으면 잘 살 것 같아"


분명 너와 나, 그/녀와 내가 만났을 때의 감정과 생각은 변하였을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너 없으면 더 잘 살 것 같아'라는 것이 전적으로 '진의'는 아닐 것이다. 사랑이라는 개념이 양과 대상은 바뀔 수 있어도 그 기억과 추억만은 변함이 없다. '니가 없었으면 좋겠다'라고 결론짓는 순간에도 '그 때는 그랬고, 참 좋았는데...'라는 내심의 진정함만은 누구나 동일하게 느끼는 감정이다. 미움이라는 것도 관심과 애정이 아직은 남아 있어야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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