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변론
워렌 버핏의 친구이자 파트너이자 다툼의 상대이자 조언자인 찰리 멍거도 투자의 귀재이다. 버핏과 멍거의 파트너쉽은 이들의 지속적이고 유구한 투자성공 스토리의 주인공들이다.
그런데, 버핏과 멍거는 서로 다른 관점과 가치관을 가지고 파트너쉽을 유지하였다. 멍거는 '문제를 뒤집어서 생각하는 방법'을 투자에 적용했다고 진술한다. 멍거는 투자를 할 때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실행에 옮기는데, 통계적 수치뿐만 아니라 심리, 행동경제학, 물리학, 수학, 인문학, 사회학, 철학 등 모든 지식체계가 시장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통계의 오류를 넘어 자신만의 가치판단과 투자결정을 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찰리 멍거의 바이블이란 책에 기재된 투자 원칙 체크리스트를 소개한다. 책에 기재된 내용이 많지만 주관적으로 와닿는 것들만 추려보았다.
모든 것에 기승전결, 흥망성쇄가 있다. 항상 승리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항상 실패하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객관적으로 자신을 파악하지 못한다는데에 있다. 심리학에서 '자기 객관화'라고 부르는 것은 특별한 것은 아니다. 자신의 능력 범위를 파악하고, 좋아하는 것을 파악하고, 잘 하는 것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하기에도 벅찬 현실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하고, 자기 객관화를 통해 가급적 냉철하게 자신을 다룰 줄 알아야 한다. 능력과 인내, 결단력 등등 멍거가 제시하는 요소들에 대한 개별적 평가는 상대적일 수 밖에 없고, 절대적이지 않다.
망치를 든 사람에게는 모든 문제가 못으로 보인다
멍거의 바이블이라는 책에서 인용한다. 자기 객관화가 되지 못하면 결국 편견과 오류투성이인 통계에 따라 남들이 탐욕을 부릴 때 함께 동참하고, 남들이 두려워할 때 함께 움추린다. 그리하면 투자는 물론 다른 모든 영역에서 성공할 수 없다.
자기 객관화, 메타인지, 통섭, 통찰, 창발성 등 용어는 달리 사용하면서 특별한 진실을 발견한 것처럼 여러 책들이나 정보가 즐비하다. 다 같은 말이다. "너 자신을 알고, 그 안에 머물러라! 그래야 실패할 확률이 적어진다". 이렇게 요약할 수 있겠다.
가시적이며 획기적인 성공을 누구나 꿈꾼다. 하지만, 그 꿈을 현실화한 사람은 드물다. 모두가 경쟁에 참가하고 있고, 모두가 영리하다고 생각하면서 자신만의 분석과 판단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갖은 애를 쓰기 때문이다.
문제를 뒤집어서 생각한다는 것도 별반 특이한 것은 아니다. 역지사지도 있고, 역발상처럼 진부한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러한 진부한 속성 속에 결국 좋은 결론과 결말이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부인할 수가 없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버핏이 분산투자에 대해 은유적 수사로 말한 것이다. 하지만, 가끔은 계란을 안전한 바구니에 한꺼번에 보관하는 것이 경제적일 수 있다.
버핏이나 멍거나 투자가 생계인 사람들이다. 하지만, 우리들 중 대부분은 투자가 생계가 아닌 사람들이다. 그러니, 투자에 실패할 가능성도 높고 정보에도 취약하고 통찰력도 낮을 수밖에 없다. 많은 사람들이 자산을 던지지만, 물고기를 잡아채는 경우는 드물다. 투자가 생계가 아니기 때문일 수 있고, 탐욕의 시기에 동참하고 두려워 하는 시기에 두려워 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돈을 많이 번 인생이 바로 바람직한 인생과 동일하지는 않다. 내가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조금은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분석하여 내가 칠 수 있는 공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다. 기회가 많이 다가오지는 않지만 누구에게나 기회가 온다는 점에 있어서는 자명한 것같다. 남들에게 시선을 돌릴 시간에 자신을, 자신의 능력을, 실천능력을 곰곰하게 떠져 볼 필요가 있겠다.
우리는 평균보다 나으면 그것으로 충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