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변론
나를 비워야 승리할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다.
누군가와 대화를 하면서 '저 사람은 벽과 같다', '저 사람은 말이 통하지 않는다', '저 사람은 고집불통이다' 등등 소통, 설득이 되지 않는 경험을 자주 하게 된다. 이유는 '그 사람'이 자신의 생각과 감정만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타인의 생각과 감정을 수용할 내적 공간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로인해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다.
비단, '그 사람'만의 문제일까. 당연히 그렇지 않다. '나 자신' 또한 자신만의 생각과 감정으로 가득 차 있고 그것을 말이나 행동으로 상대방에게 전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과 상대방은 언제나 평행적이다. 대립과 모순이다. 반목과 갈등이다. '그 사람'이 '나 자신'에 대해 느끼는 사고와 감정 역시 나의 것과 동일한 것이다.
무엇인가, 어떤 존재인가, 어떤 사상인가, 어떤 신앙인가의 구분없이 받아들이려면 내적 공간이 비워져 있어야 한다. 저장공간이 가득 차 있는 동안 추가로 저장할 데이터는 메모리를 향해 갈 수 없듯이 '나 자신'만의 생각과 감정으로 내적 공간이 가득 차 있을 때, 그 어떠한 것도 수용할 수가 없다. 또한, 타인을 이해하거나 포용하거나 설득할 수도 없다. 그럴만한 외적 여유도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삶에서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인간이, 신이 일할 수 있는 여지를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적이나 성공은 전적으로 인간 자체의 바깥 영역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내적인 충만으로는 부족하고 외부에서의 영향력이 필요하다. 그 영향력을 자신쪽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자신이 어느 정도 비워져 있어야 한다. 자신이 자신으로 가득차 흘러 넘칠 지경인데 외부의 영향력이 내부로 스며들 여지는 없다.
삶에서 만족과 성공, 그리고 행복을 조금이나마 맛보기 위해서는 자신을 비워야 한다. 100% 자신으로 가득 차 있으면 안된다. 세상, 일, 사람이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은 100% 자신으로 가득 채운 상태로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90%, 80%,.....자신의 내적 공간을 비워낼 때 그곳을 채울 외적 요소들이 다가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