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Any essay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소평변호사 May 16. 2016

나는 살아갈 가치가 있는가?

윤소평변호사

청산가치란, 일정한 시점을 기준으로 소유한 개별 재산을 분리매각했을 때, 현금화된 금액의 합산액을 의미하고, 계속기업가치란, 기업이나 사람이 계속 일을 하면서 창출할 수 있는 소득의 추정액을 의미한다. 다만, 계속기업가치 대신 계속생존가치로 치환해서 논해 보기로 한다. 


그럼, 나의 청산가치는 얼마이고, 계속생존가치는 얼마인가? 산정하기 쉽게 지금 당장 죽음을 맞이했다고 가정해 보자.


# 청산가치


개인별로 소유하고 있는 재산의 유형과 종류가 다양할 것인데, 일단 회계적으로 유동자산과 비유동자산으로 구별해 보자(유동자산은 1년 이내에 처분할 가능성이 높은 자산, 비유동자산은 1년을 초과해서 처분할 가능성이 높은 자산이다).


유동자산)


1) 현금성 자산


현금성 자산에는 예금, 보험 등 현금 및 현금과 같은 값어치를 매길 수 있는 자산을 의미한다. 이 자산의청산가치는 100%로 보면 된다. 예를 들어 예금 1,000만원을 소유하고 있다면, 청산가치는 1,000만원이 된다. 


빌려준 돈이나 외상매출은 상대방의 지급가능성을 고려하여 회수율을 정하고 원금에 회수율을 곱한 금액으로 정한다. 만약, A에게 1,000만원을 빌려 주었으나, 가난하다면 회수율은 0%로 한다. 


2) 여러 동산들


시계, 장신구, 보석, 골동품 등 현금 이외에 등기나 등록의 대상이 아닌 재산들로 이들은 중고시세를 기준으로 하여 청산가치를 매겨야 한다. 중고시세가 딱히 없을 경우에는 해당 지역에서 경매시 평균 낙찰가를 기준으로 평가하면 된다. 


비유동자산)


아파트, 주거용 이외의 부동산, 등록이 되는 기계 등 1년 이내에 처분하기 어려운 자산을 의미한다. 이들의 경우에는 시세, 해당 지역에서 경매시 평균 낙찰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청산가치를 평가하면 된다. 


임대차 보증금이나 전세금 등도 비유동자산으로 평가하면 된다. 


합계를 내어본다. 자, 나의 청산가치는 1) +2) = ?. 그 결과가 흡족할 수도 있고, 형편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실망하지 않아도 된다는 희망이 있다. 나의 계속생존가치가 이보다 더 초과될 경우, 나는 여전히 살아갈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 계속생존가치


1) 기업이나 사업을 하는 경우


과거 3년 내지 5년치 평균 매출을 산정한 후, 과거 매출액을 산정하고, 여기서 발생한 순영업이익에 향후 추정하는 매출 대비 영업이익을 합산한다. 예컨데, 1년 평균 매출액이 5억이고, 영업순이익이 1억이라면, 향후 추정 영업이익은 물가상승률 내지 이자상승률을 적용하면, 계속기업가치, 계속소득가치를 산정할 수 있다. 


과거 평균 영업이익 1억원 + 1억원 X 3%(물가상승률 또는 이자율) = 계속기업가치(계속소득가치)


2) 급여소득자의 경우


급여소득자의 경우에는 소득활동을 할 수 있는 정년이 있기 때문에 산정방식을 달리 정해야 한다. 


(연간 급여소득)X(급여상승률)의 잔존 정년해수에 따른 합산 =  계속소득가치


3) 각종 연금, 연금상품들이 주는 연금액


소득활동을 할 수 없는 시기가 도래하더라도 그간 부어 온 연금, 연금저축, 연금성보험 등이 지급하는 금액이 있기 때문에 이들을 합산에 포함한다. 


합산을 해 본다. 자, 나의 계속생존가치는 1) + 2) + 3) = ?. 미미할 수도 있고, 금액이 예상보다 클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아직 마지막 확인과정이 남아 있다. 


# 나의 청산가치와 계속생존가치


자, 그럼, 이제 나의 청산가치와 계속생존가치를 비교대조해 보자. 특별한 경우가 아닌한, 계속생존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게 나올 것이다. 만약, 계속생존가치가 청산가치를 하회한다면, 계산을 잘못했거나 지금 당장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일 것이다.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하나'라는 물음에 대해 철학적 대답이나 다 알고 있는 올바른 대답 대신 산술적으로 와 닿는 이유는 없을까라는 의문이 들어 나름 그 이유를 제시해 보았다. 


우울한가?, 침체되어 있는가?, 계속해서 도돌이표같은 루틴한 삶이 권태로운가?, 삶의 가치를 느끼지 못 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한번 나의 청산가치와 계속생존가치를 산정한 후 비교해 보자. 여전히 나는 살 가치가 있고, 그 가치는 내가 자책한 것 이상으로 크다. 


매거진의 이전글 소득에 관한 남편과 아내의 입장차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