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평변호사
마음의 상처가 있고, 여전히 그 상처로 인해 현재 힘들어 한다면 나의 일정 부분은 여전히 과거의 그 어느 시점에 머물러 있게 된다. 어린 시절받은 상처로 현재 힘들어 하고 있다면, 나의 일부는 여전히 어린 시절, 그 때에 남아 있다는 것이다.
몸에 상처가 나면 환부를 깨끗이 닦아내고 필요한 약을 발라 밴드나 거즈로 덧대어준다. 그리고, 조급해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낸다. 만약, 혼자서 치료하기 힘든 몸의 상처를 입은 경우에는 의사 등 타인에게 환부를 보여 주고, 그의 조언에 따라 치료를 받고, 약을 복용하고 시간을 보낸다.
상처가 몸이 아니라 정신과 마음에 발생한 경우에도 치유방법은 이와 다르지 않을 듯 하다.
일단, 상처에 대한 인식과 긍정이 필요하다. 상처를 인정하는 단계를 거치지 않는다면 치료와 치유의 필요성을 인식할 수 없고, 더 나아가 있을 치유의 방법을 실천하지 않게 된다.
"나는 이런 점이 힘이 들고, 괴롭습니다"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는 점에 대해 스스로 인정해야 한다. 어떤 이는 마음의 상처를 긍정적으로 극복해서 더 나아진 자신을 위한 발판으로 삼고, 어떤 이는 여전히 상처가 가져다 주는 고통으로 인해서 현재와 미래를 갉으면서 산다. 마음의 상처를 인정할 것인가에서 이같은 차이는 시작된다.
심적 고통에 대해 스스로 인정하고, 이또한 자신의 일부라는 점을 긍정하게 되면 그 이후의 치료나 치유방법은 몸의 상처를 치료하는 과정과 큰 차이가 없다.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타인에게 환부를 보여주며, 의사 등 타인이 인도하는 처방에 따라 약을 복용하고, 시간을 보내면 된다. 몸의 상처도 완쾌된 이후 생채기가 남듯이 마음의 그것도 같음을 인정해야 한다. 마음의 상처는 다 나았다고 여기더라도 그 원인 제공자나 환경에 놓이게 되면 다시금 깊은 뿌리를 드러낸다.
신체적 상해에 대한 치유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리 신실한 믿음이 필요하지 않지만, 마음의 상처에 대해서는 치유 가능성에 대한 신실한 믿음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