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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평변호사 Jun 02. 2016

사라예보의 총성-구의역 사고

윤소평변호사


19세의 가브릴로 프린치프는 오전 10시 50분 사라예보 거리에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왕위 후계자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을 태운 차량을 가로막고 차 안을 향해 총을 쏘았다. 프린치프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남부 슬라브족의 독립을 주장하는 "검은 손"이라는 테러 조직 소속의 세르비아 민족주의자로 이 조직을 이끄는 세르비아 비밀 정보부 대령이 암살 계획을 총괄했다.

대공과 부인이 탄 차량이 리셉션 회장으로 가고 있을 때 폭탄을 던졌으나 튕겨 나와 뒤를 따르던 차 아래에서 터졌다.  보안상 심각한 허점이 있음이 충격적으로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대공의 귀국길 역시 경호에 문제가 많았다. 운전수는 신호를 놓치는 바람에 프린치프와 공범의 바로 옆에 정차했다. 프린치프는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총을 쏘았다. 대공은 목에, 대공비는 복부에 총을 맞았으며 두 사람 다 즉사했다. 프린치프는 총격 직후 자살하려고 했으나 주변인들에게 제압 당했다. 그는 오스트리아 감옥에서 종신형에 처해졌으며 4년 후 결핵으로 죽었다.

그 사이에 오스트리아-헝가리는 이번 음모의 책임을 세르비아에 돌리는 한편 세르비아의 독립을 박탈할 최종 통첩을 선언하기에 앞서 독일의 지지를 확인했다. 48시간의 시간 제한을 불과 2분 남겨놓고 세르비아는 오스트리아-헝가리의 요구 조건을 거의 전부 받아들이고 국제 중재를 수용할 것을 제안했다. 오스트리아-헝가리는 이 제안을 거부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막을 올린 것이다.      

후기에 의하면, 경호팀은 암살계획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였고, 리셉션 회장으로 이동하는 경로를 변경하기로 내부적 합의를 보았다고 한다. 그런데, 운전수가 지시받은데로 운전을 하지 않고 신호를 놓치는 등의 실수로 본래 공표했던 이동경로로 차량을 운전하였던 것이 화근이 된 것이다. 


소통의 부재와 일방적 지시의 한계가 큰 화를 자초한 사례이다. 


금번 구의역 지하철 사고(2인 1조의 작업을 하지 않았거나 외주 비용절감 때문이라는 사유)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살펴보면, 지하철 스크린 도어 수리작업에 대해 기관사 등에게 명확한 메세지 전달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크린 도어 수리작업에 대한 메세지를 명확하게 전달받았다면, 수리가 완료된 후 구의역 구간으로 전동차를 운행해 경위할 수 있었을 것이고, 수리작업 동안은 전동차 운행이 중단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소통이 원활하였다면 아까운 젊은이의 목숨이 앗아가질 일은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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