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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평변호사 Jun 06. 2016

결핍과 창의

윤소평변호사

고독은 천재의 산실이고, 이별은 누구나 시인으로 만든다. 최소한 모든 유행가가 자신의 사연을 대변해 주는 것처럼 느껴진다. 유리창에 입김을 불어 그리운 사람의 이름을 적게 만들고 횡단보도에서 파란불이 들어왔는데도 멍하니 있다가 빨간불을 맞이하게 만들고, 시리도록 맑은 하늘을 바라보다 뜬금없이 눈물을 흘리게 만들기도 한다. 슬픈 드라마는 모두 나의 사연이 된다. 


'풍요속의 빈곤'은 많은 이성들 속에서 내 짝이 없다는 것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곰곰히 따져 보면 풍요와 풍족은 창의적인 사고를 마비시킨다. 결핍은 기본적으로 불편하고 괴롭기 때문에 탈출과 탈피를 위한 돌파구를 생각하게 만든다. 자신을 변화시킨다. 최소한 머리라도 자르게 만든다.


이처럼 결핍은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고, 치열한 상대적 비교를 끊임없이 하도록 만들고, 결핍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도록 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결핍은 잘만 이용하면 성공의 거름이 될 수도 있지만, 결핍 속에 빠져 있는 동안은 그러한 건설적인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 


결핍은 창의를 불러일으킨다. 사실 돈이 부족하거나 애정이 부족하거나 영양이 부족한 것은 불편하고 슬프고, 외롭고, 불편한 것이다. 어느 누구도 결핍속에서 머물고 싶지 않다. 벗어나고 싶다. 그래서, 생각하게 된다. 생각 끝에 자신을 바꾸게 된다. 행동하게 되고, 달라진다. 굶주림 끝에 들이키는 물이 허기를 잠시 달래주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것이다.


지독한 가난을 어린 시절에 겪은 사람들이 자수성가할 가능성이 높고, 많은 위인들이 결핍을 뼈져리게 겪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히스토리다. 결핍은 사람을 창의적으로 만든다. 


굶주린 실험쥐는 전기자극이 고통스럽다는 것을 알면서도 치즈를 향해 달려간다. 


결핍은 창의를 양산해 내고, 인내를 길러내며 좀전과 다른 무엇을 만들어 내는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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