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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평변호사 Aug 31. 2016

최고의 경지에 오르려면

윤소평

검법 내지 검술의 최고의 경지로는, 신검합일(身劍合一)의 단계가 있다. 사람이 칼이 되고 칼이 사람이 되는 경지로 초식 따위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되고, 사람의 뜻하는 바가 검의 방향이 되는 단계이다. 이 단계까지도 아직 검은 필요하다. 


이보다 한 단계 위는 무형검(無形劍), 무형지기(無形之氣)의 단계이다. 검술의 최고의 경지로 심검(心劍)이라고 한다. 자신의 마음 속의 내공을 무형의 기로 만들어 이를 검의 형태로 만들면 무형검이 된다. 이 단계에 이르면 검을 지니고 있지 않더라도 마음 먹은 대로 마음 속의 검이 움직여 상대를 이길 수 있게 된다. 


최고의 경지인 무형검, 무형지기의 단계나 신검합일의 경지는 어떻게 도달할 수 있고, 이를 수 있을까. 무협지에서 주인공들이나 고수들의 훈련법을 통해서 추출할 수 있는 공통점은 '비우는 데'있다. 


세속적인 욕심, 비교법적 강박관념 등을 버리고, 외부적, 내부적 한계를 넘어서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마음을 비우는 과정과 절차가 수반된다. 


아이러니하게 검술 최고 경지에 이르는 방법은, 검을 잊어 버리는 것, 검이라는 한계를 넘어서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검술을 잘 하고 싶다는 욕구나 욕심, 타인보다 강해져야 한다는 욕망 등을 잊어버리고 마음을 비워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응용해 보면, 하고 있는 일에 있어서 최고가 되고자 하는 강박관념이나 타인을 누르고 올라서려는 욕구 등을 버리고, 해당 업무에만 얽매여 근시안적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거시적으로 일 자체를 바라보고, 마음을 비우면 우리도 최고의 경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음을 비운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마음의 여유를 가지려고 노력해야 하는 정도라고 해석하고 싶다. 범인들이 성인처럼 마음을 비우고 세상을 관조할 수는 없기 때문에 마음의 여유를 가지기 위해 노력하고, 자신의 마음이 어떤 상황인지 알려고 애쓰고 스스로 위로하는 노력을 기울이면서 최소한 마음에 품은 심경과 행동이 대부분 일치할 수 있도록 실천의 노력을 지속하다 보면 언젠가는 최고의 경지에 오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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