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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평변호사 Sep 04. 2016

값을 깍지 말자

윤소평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는 갋을 깎지 않는다. 정가에 대한 신뢰도 있지만, 감액을 요구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도 하고, 낯이 팔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재래시장이나 영세해 보이는 상점에서는 값을 깎으려고 시도는 해 본다. 구매하지 않겠다고 엄포도 놓아 보기도 한다. 되든 안되든 요구는 해 본다.


저렴하게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해서 제 값 이상의 성능과 서비스질을 얻었다면 그 경우에는 운이 좋은 것일 뿐이다. 값을 깎는 것이 최선의 구매행위는 아니기 때문이다. 


감액당하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바램하던 제 값을 받지 못 한 것에 대해 실망, 고객에 대한 다소의 원망이 자리잡는다. 감액당한 크기만큼 신경과 정성은 가지 않는다. 


감액을 요구하는 순간, 상품과 서비스가 가진 가치 이상을 상대방에게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방은 그 고객에 대해 진상매김을 하기 시작한다. 


사실 정가, 제 값으로 거래가 완료되면 상호간에 큰 불만이 없다. 오히려 상대방은 정당한 대가를 지급받았기 때문에 응당 해야 할 상품의 제공과 서비스의 제공을 성실하게 하게 된다. 또한, 고객 역시 응당 요구하여야 할 요구를 당당히 할 수 있다. 


감액을 당하면 100% 의욕을 전제했을 때 그보다는 낮은 비율의 의욕을 가지고 거래에 임하게 되어 있고, 거래가 단속적이지 않고 지속적인 경우에는 동질,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제 값은 업무에 책정된 가치라고 볼 수 있다. 그만큼이 상대방이 가지는 자존감이고, 고객이 표시하는 업무에 대한 존엄성이다. 


감액을 집요하게 요구한다는 것은 그만큼 그 업무에 대해 낮은 존엄을 나타내는 것이고, 업무수행자에게는 낮은 자존감을 갖게 하는 것이다. 


제값이상으로 대가를 치뤄 보면, 감액의 문제점에 대해 확연히 알 수 있게 된다. 상대방은 다른 일을 제쳐두고 그 고객의 일에 우선순위를 두고, 신경과 정성을 기울인다. 이를 두고 상대방이 고객을 호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상품은 최대한 하자가 없는 것으로 제공받을 수 있고, 서비스는 오래도록 최상으로 지급받을 수 있다. 


흥정을 잘 한다고 자랑을 늘어놓는 것은, 돌아서면 뒷담화의 대상이 될 뿐이다. 값을 깎지 말고 정당한 요구를 당당히 할 수 있도록 상대에게 높은 자존감을 불러일으키고, 업무에 높은 존엄성을 표해 스스로를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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