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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평변호사 Aug 28. 2016

똑똑하지만 게으른 리더가 낫다

윤소평

리더의 유형을 분류해 보자면, 똑똑하고 부지런한 리더, 똑똑하지만 게으른 리더, 어리석고 부지런한 리더, 어리석고 게으른 리더를 들 수 있겠다.



어리석고 게으른 리더는 조만간 교체될 것이기 때문에 크게 신경을 두지 않아도 된다. 멍청한 리더가 부지런하면 가장 큰 문제다. 바지런한만큼 조직을 위태롭게 만들고 아랫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일들을 벌인다. 개인적으로 똑똑한 리더가 게으른 편이 낫다. 똑똑한 리더가 부지런한 것도 아랫사람들이 뜻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없기 때문에 그런 리더에게는 사람이 모이지 않는다. 


비젼을 제시하는 리더!


똑똑하고 게으른 리더가 나아보이는데, 그런 리더가 구비해야 할 요소는, 비젼을 제시할 수 있는지 여부라고 생각한다. 


아랫사람들은 미래가 불안하다. 그래서 비젼을 제시하며 이끌어줄 리더가 필요하다. 리더가 불안한 앞날과 앞길에 대해 설명을 해 주고, 지향점을 제시해 주기를 바란다. 우리가 리더에게 바라는 것은 우리보다 더 많은 일을 하고, 부지런했으면 좋겠다는 그런 것이 아니다. 아랫사람들이 벌어다 준 시간만큼 고민하고, 향후 판세가 어떻게 변할지에 대해 예측하고, 그러한 예측 속에서 지향점을 제시해 주기를 바란다.  


그래서 리더는 스스로 행복해서는 안된다. 행복한 리더는 안주하고 더 이상 고민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리더는 항상 깨어있고, 고민의 시간을 늘리는 작업을 해야 한다. 그만큼 우리가 추앙하고 받드는 것이다. 


여유있는 리더!


리더의 덕목이야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삶을 관조할 때 길이와 폭이 달라야 한다


우리가 미쳐 생각하지 못 하고, 관찰하지 못 하는 부분에 대해 통찰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때문에 똑똑한 리더를 갈망하는 것이다. 단순히 학업성적이 우수한 것으로는 부족하다. 삶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다른 각도로 나아갈 방향을 강구할 수 있는 그런 스마트함이 필요하다.


큰 그림을 그릴 줄 아는 리더가 그 그림을 그린 후에는 여백을 채우는 일은 아랫사람들에게 배당해야 한다. 똑똑한 리더가 근면성실해서 혼자서 다 하려고 하면 아랫사람들은 뜻을 펼칠 기회를 갖지 못 할 뿐 아니라, 능력을 고양하려는 노력 자체를 포기하게 된다.  


지금의 리더들은 여론 때문에 부지런해 보인다. 그리고 똑똑해 보인다. 그 똑똑함이 앞서 말한 그런 의미에서의 똑똑함이 아닌 것이 안타깝다. 비젼과 통찰력이 없는 리더의 부지런함이란, 결국 멍청한 리더가 부지런한 것과 다름 아니다. 


우리나라는 점점 색깔을 잃어가고 있다. 중계무역국도 아니고, 관광국가도 아니고, 금융허브국가도 아니고, 원천기술보유국도 아니고 그야말로 어중간하다. 이 상태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런지 의문이고, 불안하다. 유통국가로 유통마진을 남겨 중진국 그 어디쯤 자리매김하는데는 나름 성공했다고 볼 수 있겠지만, 그 효력이 고갈되어 가는 느낌이다.  


훌륭한 리더에 대한 갈증!


이런 상황에서 훌륭한 리더에 대한 갈증이 심하다. 100년 대계를 제시해 줄 리더를 원하지도 바라지도 않는다. 10년 대계라도 비젼과 통찰력에 기초해 선경지명이 있고, 선구안이 있으며 고민해서 결정한 것을 우리에게 끊임없이 설득하고, 노력하는 그런 리더가 조속히 등장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수루에 홀로 앉자 깊은 시름하는' 그런 리더는 언제쯤 나타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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