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평
"한비자"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가뭄에 연못의 물이 말라 연못 속에 사는 뱀들이 다른 연못으로 옮겨야 했다. 작은 뱀이 큰 뱀에게 말했다.
"당신이 앞장서고 내가 뒤를 따르면 사람들은 우리를 보통 뱀인 줄 알고 죽일지 모릅니다. 저를 등에 업고 가십시오. 그러면 큰 뱀이 작은 뱀을 태우고 가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나를 신성한 뱀으로 여겨 두려운 나머지 해치지 않을 것입니다."
큰 뱀은 작은 뱀의 제안을 받아 들였고, 작은 뱀을 등에 업고 다른 연못으로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었다.
위 이야기는 涸澤之蛇(학택지사)라는 성어에 얽힌 이야기입니다.
涸(마를 학), 澤(연못 택), 之(갈 지), 蛇(뱀 사)
물이 말라버린 연못 속의 뱀이라는 뜻으로 직역할 수 있겠습니다.
윗사람이 자신의 권위를 세우기 위해서 스스로를 높이고 아랫사람을 무시하고 천대해서는 안되고, 아랫사람을 존중하고 높여준다면 사람들이 나를 높게 인정하게 될 것입니다.
100%로 들어맞는 말은 아니겠지만, 상사는 분명 부하보다 나을 것이고, 조직의 리더를 맡고 있는 사람은 분명 다른 부하 직원들보다 나을 것입니다. 만약, 상사나 리더보다 뛰어난 부하가 있다면 그가 상사나 리더 자리를 차지하였을 것입니다.
능력, 경험 등의 면에서 자신보다 못 한 주변 사람들을 높여주고 존중해 준다면 사람들은 분명 그를 높일 것이고, 거기서 저절로 권위는 서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