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평변호사
노인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가난과 고독이다. 일본에서는 노인들이 비교적 가벼운 절도, 손괴 등의 범죄를 일부러 저지른다고 한다. 수감생활을 하게 되면 가난과 고독의 문제가 어느 정도는 해결되기 때문이고, 65세 이상의 경우에는 의료관리까지 된다고 한다.
노후준비와 대책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가 제기되고 있고, 노후준비의 필요성도 절감하고 있지만, 실천에 옮기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인데, 가장 큰 요인은 자녀문제이다.
자녀에게 덜 투자하는 것이 노후대책
자녀양육비, 사교육비 등에 지출되는 비용은 노후대책을 어렵게 만든다. 그래서, 자녀에게 덜 투자하는 것이 노후대책이라는 말이 있다. 과거에는 자식이 노후대책이었고, 평균수명도 그리 길지 않았기 때문에 자식의 봉양을 기대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상황이 달라졌다.
자녀에 대한 비용지출부분을 증거로 남겨 놓고, 후일 봉양에 대한 청구근거로 삼는다고 하더라도 자녀들의 인식이 부모의 부양에는 관심이 없다. 때문에 철저하게 노후준비는 각자가 알아서 해야 하는 상황이다.
노후 문제에 대한 인식시기가 달라
서구 유럽이나 선진국의 경우 노후준비와 대책이라는 문제가 비교적 시간적 여유를 두고 발생했지만, 동남아시아권에서는 이 문제가 너무 급격하게 화두가 되었다. 때문에 은퇴 후 무엇이 떠오르냐라는 질문을 던지면, 서구 세계의 사람들은 여행, 여가 등을 떠올리는 반면, 동남아시아권,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돈, 질병 등을 떠올린다.
이제부터라도 노후대비를 위한 국가적 차원의 구체적인 교육, 의식변화, 지원정책을 실효성있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각종 금융상품을 팔기 위해 금융기관들이 노후문제에 대해 조언을 해 주고 있는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 제도적 접근이 필요하다.
저금리 시대에 돈의 현가가치 하락
1억원을 주는 큰아들보다 매월 20~30만원씩을 주는 둘째 아들이 더 낫다는 말처럼 현재 금리상태에서는 1억원의 이자로 매월 10수만원 수령하기도 어렵다. 매월 20~30만원을 수령할 수 있는 경우, 그 가치는 2~3억원을 예치해 둔 것과 같다.
부자세대가 함께 은퇴의 시기를 살아가는 것도 문제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은퇴한 70세 자녀가 90세 부모를 모시고 살아야 하는 상황이 도래했다. 게다가 은퇴한 자녀에게 계속해서 부모를 부양하라고 강요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은퇴 이후에도 월 60~70만원 정도의 고정적인 소득을 거둘 수 있는 일을 할 필요가 있다.
앞서 말했듯이 지금과 같은 금리에는 월 60~70만원은 현금 6~7억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M' 금융기관에서 은퇴 전후 5년, 이 기간에 해당하는 10년을 은퇴준비의 골든타임으로 보았다. 은퇴전 5년간 가장 금전적 수입이 많고, 은퇴후 5년간 가장 시간적 여유가 많다는 점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필요성과 심각성을 알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당장이라도 노후준비를 위해 적금, 펀드, 보험 등을 가입하고 싶다고 하더라도 좀처럼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자녀들의 교육을 방치할 수도 없고, 비용지출항목 중 덜 중요한 항목을 제거한다고 하더라도 제거대상 항목이 많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후준비의 시기가 빠를수록 적은 부담으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준비시기가 늦을수록 부담부분이 상대적으로 클 수 밖에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소득기간이 짧아지기 때문이다.
자녀에 대해 부양을 기대할 수도 없고, 현금의 가치는 갈수록 떨어지고, 소득기간도 그 기한이 점점 다가오는 상황에서 막연한 유행, 타인 수준의 삶의 모방을 버리고, 중요가치를 선정해 총알을 아끼고, 집중해서 사격할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