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평변호사
나를 짜증나게 만들고 화나게 만든 사람에 대해 너의 행동과 말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너라는 사람이 얼마나 되먹지 못한 존재인지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해 줄 수만 있다면 나의 화와 짜증이라는 것이 이토록 나를 힘들게 하지는 않을 것 같다.
정작 나를 화나게 하고 짜증나게 하는 것은, 그 사람이 스스로는 잘못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버젓이 자신이 옳다고 여기며 아무렇지 않게 살아간다는 것이다.
내가 받은 고통과 수모의 끝은 그 사람의 사과만이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애써 속을 끓여 본 들, 그 사람은 모른다. 모른 척 하고 살아가는 것인지 아니면 내가 어떻게 고통받고, 화가 나 있는 것인지에 대한 관심조차 없다.
사실 그런 사람과는 더 이상 연을 맺지 않으면 그만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누군가와 관계를 맺던지 분명 또 다른 상처를 야기할 사람이다. 정의감이 되었든, 교화에 대한 욕심이 되었든, 그 사람이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다시는 다른 사람에게 내가 받은 것과 같은 상처, 화, 짜증을 만들지 않도록 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부질없는 것이다. 생겨먹은 것이 그 모양이고, 누가 얘기해 본들, 들을 자세나 개선의 여지가 없는 그런 자들에게 시간과 마음을 써 가며 설득과 설명을 해 본들 소용이 없는 것이다.
상종해서는 안되는 사람들을 미리 구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구별할 수 없기 때문에 또다시 화가 생기고, 짜증이 나고, 상처를 받는다. 몇 번 거치다 보면 점점 그것이 무뎌 지겠지만, 당장은 화와 짜증이 사그러들지는 않는다.
나를 짜증나게 만들고, 화나게 만든 사람에게 자신도 그 이상의 경험이 다가오길 바란다. 이건 분명히 복수심과 일종의 저주일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깨닫는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조차 소모적이다. 주변에 얼마나 나를 기쁘게 하고, 웃게 만드는 사람들이 많은가. 그 사람들과 보낼 시간도 부족한데, 그렇게 되먹지 못 한 따위에게 애를 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