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평변호사
세살 딸아이가 배탈이 났는지 설사를 하고, 토를 했다. 휴지통을 입주변에 가져다가 토를 받아냈는데, 그간에 먹을 걸 다 토한 듯 하다. 요즘 잘 먹어서 살이 포동하게 올랐다고 말한지가 얼마 되지 않아 사단이 난 것이다. 입방정이라고 어른들은 나무란다.
그런데, 이틀이 지나 일곱살난 아들도 설사를 하고 토를 한다. 전염된 것이다. 딸아이의 장염이 아들 녀석에게 전염된 듯 하다는 것이 동네 의원의 소견이다.
장염도 옮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깨닫는다. 그런데, 자식들이 아픈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그 아픔을 대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비로소 나도 부모의 모습을 제대로 구비해 가나보다 한다.
그리고, 무언가 내가 잘못 한 것이 있는지 되짚어 보게 된다. 자식들과 시간을 보내지 못 하고 방치해 둔 시간들이 아쉽고, 후회를 들게 한다. 약을 먹이면서도 아픈 자녀의 모습은 부모로 하여금 미안함을 들게 한다.
사실 요즘 부모들은 아이들을 너무 위생적으로 기른다. 내가 어릴 적에는 흙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신나게 놀다 보면 일정한 양의 흙을 먹기도 했던 것 같다. 그럼으로써 면역이라는 것이 생겼다. 하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너무 깨끗한 환경에서 역설적으로 나약하게 자라고 있다.
자식들이 아프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아프지 않다면 공부도 잘 하고, 운동도 잘 하고, 그 어떤 것들도 잘 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자식이 아픈 모습을 지켜 보고 있노라면 그저 건강하기를 바라고, 그간의 욕심과 바램이 미안함으로 다가온다.
빨리 나아서 다시 까불거리는 녀석들의 모습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