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Any essay

헤어진 후 사랑하기 시작하는 남자

윤소평변호사

by 윤소평변호사

이미 연애감을 넘어서 책임과 의무로 살아가고 있는 남편, 아버지가 된 세월이 10년에 가까워지고 있다.


남자친구와 연애를 알콩하게 하고 있는 스물네살 여직원에게 "연애하니 좋으냐?"라고 물을 뿐, 연애감정은 지난 추억이 되었다.


스물네살 여직원이 나에게 묻는다. "그런데, 남자들은 왜 그래요?"라고 시작하는 질문의 내용은 이렇다.


친구가 남자친구를 사귀었는데, 가지고 있는 돈, 직장생활로 번 돈 등으로 남자친구 선물사주고, 커플링, 커플티 등을 사느라 자신을 위해 쓰지도 않고, 헌신적으로 그 남자를 아껴 주었는데, 그 남자가 여자를 차 버리고 다른 여자를 만났다고 한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나자 다시 그 남자가 여자를 찾아와 용서를 구하고, 울기도 하고, 다시 기회를 달라고 했다고 한다.


스물네살 여직원의 나에 대한 질문의 끝자락은 "왜, 남자들은 사귈 때, 잘 해 줄 때 고마움을 모르건가요?"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내 자신이 보편적인 남자, 남자의 심리를 평균적으로 대변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라서 위 일화의 '그 남자'에 국한해 개인적인 견해를 말해 주었다.


여자가 남자에게 너무 잘 대해 주니까 처음에는 고맙게 생각하다가 그것이 당연시되고, 상대방에 대해 교만함이 생긴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 여자를 떠나 다른 이성을 만나보니 이전 여자친구만한 사람이 없다는 걸 깨닫고 다시 돌아가려고 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대화가 끝난 뒤, 과거 나와 친구들의 연애시절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여자친구와 헤어진 뒤, 삼삼오오 모여서 위로하고, 과음하고 날밤을 지세웠던 기억이 있다. 위로하는 위치에도 있었고, 위로받는 위치에도 있었다.


사실 남자들은 '철'이 없다. 특히, 사랑에 있어서는 경험을 통해 깨달음을 얻지 못 하는 한, 좋은 가르침으로는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는데 구체적인 방법에 있어 여성보다는 서투른 듯 하다. 무엇보다 '철'이 없기 때문에 여자친구와의 사소하지만, 중요한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다. 나름의 이유야 있겠지만, 여자친구와의 교제기간이 일정한 시점을 지나면 여자친구와의 약속은 후순위로 밀어 버리는 것이 '철'없는 젊은 남자들의 객기였던 듯 하다.


약속위반이 여러 차례 누적되고, 대화가 잔소리로 들리기 시작하면서 관계는 소원해지고 급기야 이별을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철'이 없는 남자들은 비로소 여자친구의 공백을 느끼고, 후회하기 시작하며 급기야 그때부터 홀로 사랑을 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혼자 하는 사랑은 사람마다 기간의 차이가 있지만, 운좋게 예전 여자친구와 재교제를 시작하거나 다른 이성을 만나게 되면 어느 정도 종결된다. 하지만, 남자의 뇌리에는 좋았던 기억의 '그 여자'와의 추억이 어느 정도는 남아 있다.


나도 남자이지만, 남자들의 본성과 사고구조가 왜 이런 식으로 작동하는지는 모른다. 다만, 여성과는 사랑의 방식, 사랑에 대한 시각이 차이가 있음이 분명하다. 또한, 여성보다는 현명하지 못 한 것이 '있을 때 잘 하지 않고, 없을 때 더 그리워 사랑하기 시작한다'.


남자들은 교제할 때 일정 부분 여성을 사랑하고, 헤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남은 부분을 홀로 사랑하는 경향이 있는 듯 하다. 그리고, 여자들은 교제할 때 전부를 걸고 남성을 사랑하고, 헤어지면 그 전부를 회수하는 듯 하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아버지라서 나는 보험을 가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