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better life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서

일상의 변론

by 윤소평변호사

'법률의 부지는 용서받지 못한다'는 법언이 있다. 불법인 줄 모르고 불법한 행위를 한 것이라는 주장은 책임을 면할 수 있는 유효한 항변이 되지 못한다는 가르침이다.


합법은 속한 체제 내에 구축된 철조망을 벗어나지 않고, 철조망의 테두리 내에 머무를 것을 가르친다. 마치 선악과를 보되 먹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철조망이라면 그 철조망을 넘지 않는 것이 합법이다. 욕구가 철조망을 넘도록 의지와 신체를 유발한다고 하더라도 실제 발을 떼지 않으면 우리는 여전히 합법의 영역에서 탈없이 지낼 수 있다. 철조망을 넘더라도 선악과를 삼키지만 않는다면 아직 합법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는 남아있다.


하지만, 선악과를 맛보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지속되고, 철조망을 넘더라도 적발되지 않을 수만 있다면 저 불법의 영역으로 나아갈 수도 있겠다는 막연한 용기가 야기된다. 질책과 처벌을 면할 수 있는 우연이 나에게 맞아떨어지기만 한다면 합법의 경계선을 넘어 불법의 영역으로 발을 들여 놓아도 좋다는 생각이 든다.


합법과 불법의 경계는 때로는 명확하지만, 때로는 희박한 것이다. 구분의 명확성은 오로지 유독한 이익에 초연할 수 있을, 의지에 달려있는 문제이다. 그 의지는 지속적 단련없이는 기가 빠져나가듯 몸에서 점차 세어나간다.


분명한 것은, 합법의 영역에서 일궈낸 열매보다 불법의 영역에서 손쉽게 얻은 이익이 더 크고 달콤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분명한 것은 불법의 영역에서 얻은 이익은 언젠가 독이 되어 돌아온다는 점이다.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서 승리하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다수가 옳다고 여기는 합법이 지켜내는 가치가 진실로 참된 것이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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