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평변호사
1년에 두번씩이나 Happy new year,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를 두번씩 하는 나라가 또 있을까.
아마도 내 기억에 1월 1일을 일년의 시점으로 삼기 시작한 것은 군사정권이었던 것 같다. 음력을 사용하고, 24절기에 따라 삶의 타이밍을 맞추던 시절은 까치설날과 우리설날이 서구의 1월 1일과는 달랐다. 그리고, 여전히 문화적 가역반응 때문에 구정이 존재한다.
내일 모레면 설이다. 명절이 되면 사업하는 사람들에게는 현금부족 현상을 겪게 된다. 직원들 상여금도 주어야 하고, 거래처에 선물도 줘야하고, 가족들 세뱃돈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늘 돈이, 현금이 부족하다.
못 받은 돈이 있어서 의뢰인에게 전화를 건다. "저 미납 착수금과 사례금은 언제쯤 지급이 될까요?" 나의 정당한 보수를 달라고 하면서도 채무자의 비위를 맞추게 된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것이, 받을 돈이 있는 사람이 채무자의 눈치를 본다는 점이다. 이 사람이 도주를 하면 어떡하나, 배째라고 하면 어떡하나, 갖은 걱정이 들기 때문에 가급적 편하게 받을 돈을 받기 위해 최대한 공손하게(?)돈달라고 말을 건넨다. 사실 울화가 치미는데, 참는다.
하지만, 십중팔구 돌아오는 답변은 "명절 끝나고 드릴게요"이다. 지금 필요해서 연락을 한 것인데, 명절 끝나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채무자도 명절을 겪기 때문에 돈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 갚을 돈은 없는 것이다.
연휴, 명절이 끝나면 연락준다는 말은 이행할 수 없는 약속을 분위기를 이용해 변명하는 것에 불과하다.
돈은 돌고 도는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어느 시점에서는 돈이 돌지 않는다. 명절이나 긴 연휴는 그런 것이다. 오늘과 내일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내 자신이 변화하지 않기 때문이다. 명절 끝나면, 연휴가 끝나면 약속을 지키겠다는 말은 가장 믿기 어려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