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평변호사
사랑은 모든 현상과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하고, 사랑이 겨냥하고 있는 상대가 존재하는 것만으로 심리적 불안과 미래의 불확실성을 함께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과 용기를 가졌던 아내는 어느 시점부터 그와 같은 믿음과 용기를 상실해 버린 듯한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아내가 낭만적 감수성을 가진 여인에서 물질주의적 관점으로 무장한 여성으로 변화하는 과정은 지극히 천천히, 후퇴나 방향전환을 고려치 않고 이루어진다.
아내의 역할이 결혼 이후에는 다변화되고, 역할의 수도 증가하였다는 사실에서 주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살림살이라는 회계적 역할은 일상에서 벌어지는 반복적인 문제에 대해 산술적 평가만을 하도록 아내를 변화시킨다. 아내에게 있어 미래의 불확실성과 심리적 불안은 순이익이 커질수록 감소하고, 사랑과 같은 추상적 관념은 문제해결과 생활유지에 그리 중요한 기능을 하지 못 하는 것이 되어 버린다.
이 정도면 살만한 것이 아닌가! 가진 것에 대해 감사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아!
남편은 아내에게 종교적이며 철학적인 관점에서 말을 걸어본다. 아내도 일시적으로 긍정하는 태도를 보인다. 하지만, 자녀들의 성장과 우리의 늙은 미래를 위해서는 좀더 현실적일 필요가 있다는 내적 결의를 결코 버리지 않는다.
개인적인 사치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고, 자신보다 자녀를 비롯한 가족을 위한 결정과 실행을 앞세우는 아내의 모습을 감사히 여겨야 할지, 서글프다 해야 할지 의문이다. 물질주의적 관점에서 현실주의자가 되어 버린 아내와의 대화에 있어서 남편의 의미는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 하고, 남편의 추상적인 위로보다는 구체적이고 추가적인 별단의 소득이 아내를 기쁘게 한다.
세상의 모든 아내들로 하여금 이같은 변화에 저항하지 못 하도록 만든 이유를 제도나 편견, 관습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아내의 남자에게서 찾으려는 노력을 해 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