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평변호사
시간은 남녀노소, 빈부격차,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져 있다. 그런데, 시간은 항상 일정하게 흐르지는 않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아마 심리적 요인 때문에 주관적으로 시간의 흐름을 달리 인식하는 탓일 것이다.
# 시간이 너무 느리게 간다
프랭크, 코어 운동 등 힘든 운동을 할 때 시간은 점성이 강한 액체가 벽을 타고 흐르듯 더디게 흐른다. 1분이 1시간처럼 느껴진다. 호흡참기를 해보면 시간이 참으로 빡빡하게 흐른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특히, 배가 아플 때 순서를 기다리는 시간은 1초가 10년같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상황은 고통이 이어질 때이다. 심리적, 생리적 고통 모두 시간을 더디게 흐르게 만든다. 힘든 시기는 원하지 않지만 모든 감각이 전부 기능하는 순간이다. 평소 인식하지 못 했던 감각부위가 기능하기 때문에 통증도 더 심각한 듯 하다.
세상에서 유독 자신만 다른 체계를 가진 시계를 부여받고,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고통과는 무관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
훌륭하게 제작된 영화를 감상하면 두시간이 어떻게 지나가 버렸는지 놀랄 때가 있다. 사랑하는 연인과 데이트를 하면 속절없이 시간이 흘러가 버린다. 안락한 주말은 특별히 한 일이 없음에도 어느새 저물어져 버렸다.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상황은 행복이 묻어날 때이다. 신체적 즐거움은 물론 정신적 즐거움의 순간은 사람을 시간의 속도에 대해 둔감하게 만든다. 행복한 순간은 영원히 지속성을 유지했으면 하지만, 순식간에 훑고 지나쳐 버린 아쉬움을 남길 뿐이다.
행복감을 느끼는 순간이 짧을수록 박복하다고 느낄 뿐이다. 자신의 행복은 이리도 한순간에 불과하다는 푸념이 생긴다.
물끄러미 손목시계를 한참 응시해 본다. 1분이 예상보다 길다. 시간은 인식상태에 따라 빠르게도, 느리게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