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변론
추억(recollection, reminiscences, remembrance)과 기억(memory)은 지난 경험을 돌이켜 생각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추억과 기억 사이에는 엄연한 차이가 있다. 추억은 'memory+a'라고 하고싶다.
추억은 가슴으로, 기억은 머리로
추억은 감정이 개입된다. 추억의 종류에 따라 기쁘거나 슬프거나 화가 나기도 한다. 가끔은 아련하다고 느낄 때, 그것은 추억이다. 기억은 과거의 경험이 생각나기는 하지만, 감정이 개입되지는 않는다. 일련의 팩트가 생각날 때 '기억난다'라고 표현할 뿐, '추억한다'라고 표현하지는 않는다.
기억이 추억의 부분집합이라도 되기 위해서는 '형용사 + 기억'이 되어야 한다. '슬픈 기억', '기쁜 기억', '행복한 기억'의 형태가 되어야 추억의 범주로 들어갈 수 있기도 한다.
추억은 과거로, 기억은 여전히 현재 시점에서
추억은 과거 사실이 생각나는 것 이상으로 사람을 감정적으로 변화시키기 때문에 그 경험의 발생시점으로 사람을 데려다 놓는다. 추억하면 사람은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 그러나, 기억은 여전히 대부분의 사고가 현재 시점에 머물러 있으면서 일정한 과거 사실을 생각하는 작용을 한시적으로 할 뿐이다.
추억하기 때문에 인간적일 수 있다
기억은 인간만의 본유한 능력이 아니다. 동물도 학습을 통해 눈 앞에 치즈를 먹으려 했다가 덫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수 있다. 게다가 기억을 인간의 뇌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대량으로 해 내는 컴퓨터도 있다. 기억하는 것 자체로 인간의 본질적 특징이 규명되지는 않는다.
인간의 고유한 특성은, 추억하는데에서 찾을 수 있다. 인간만이 추억을 통해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어느 수학자가 생각하기 때문에 고로 존재한다고 말했지만, 추억하기 때문에 존재하고, 인간으로 구분지워 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