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면 결심도 새로 하고 다짐도 마음에 새기게 된다. '올해는 이걸 해야지, 꼭 이걸 이뤄야지' 하면서. 좋은 일이다. 그러라고 새해가 있는 거니까. 하지만 새해가 되었다고 해서 없던 용기가 생기거나, 안되던 일을 되게 하는 좋은 방법은 없다. 지난해에 안 되었다면 나름의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손 놓고 되는대로 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오래전에 읽었던 은희경 작가의 장편소설 <소년을 위로해줘>에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 혹시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생각된다면, 이 문장을 읽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내가 처한 상황에 몰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 되는 일을 붙잡고 씨름한다고 안 될 일이 되지 않는다. 차라리 방향을 전환해서 다른 일을 하다 보면 의외로 그 일이 쉽게 풀릴 수도 있다.
"신민아의 법칙 중 그런 것도 있었지. 방정식이 안 풀리면 책을 덮고 밥을 먹어라. 무조건 붙잡고 끙끙대기보다는 새로운 기분으로 문제에 매달릴 수 있도록 체력을 보충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본다."
새해의 다짐도 비슷하다. 어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억지로 붙잡고 끙끙대기보다는 잠시 다른 일을 시도해 보거나, 분위기를 바꾸어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해 보는 게 낫다. 힘든 상황을 이겨내는 비결은 딱히 없지만, 일상의 평범한 루틴을 지키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방을 청소하고 안 입는 옷을 정리한 후 주변을 산책하는 것이다. 물론 밥을 먹는 것도 좋고.
"연우야, 잘 들어. 기분이 좋아진다고 해서 일이 저절로 잘 풀리는 건 아니야. 스스로 일을 잘 풀어가게 해야 되는 거지. 그리고 말이야, 서로 사이가 좋아서 가족이 행복한 게 아니라, 각기 제 인생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가족이 사이가 좋아지는 법이야. 그러니까 내가 내 행복을 찾고 있는 건 너를 위한 일이기도 해." (213 - 21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