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에 대한 답이 생략된 충고는 공허하다. 공감이 가긴 하지만, 마치 자기계발서를 읽는 느낌이랄까. 좋은 말이 넘쳐나는 책을 아무리 읽어도, 영성이 깊은 목사님의 아름다운 설교를 들어도 그때뿐인 것은, 그 말들이 담고 있는 교훈을 나에게 구체적으로 적용하지 못하기 때문이지만, '그래서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거야?'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차라리 세월의 검증을 통과한 불멸의 소설을 읽으며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구체적인 언행을 통해 스스로 깨닫는 것이 더 나을 때가 많다. 내 삶과 동떨어진 충고나 교훈은 울림을 주지 못하고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주로 읽는 책들도 문학작품인 경우가 많다.
요즘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슌킨 이야기>를 읽고 있다. 이 소설을 읽으며 나도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슌킨이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슌킨에게 평생 헌신했던 제자 사스케가 되긴 어려울 것 같고. 작가가 창조한 슌킨은 책 속에도 있었고, 작가가 살았던 그 시대에도 있었고, 지금 여기에도 있다. 그게 바로 세월을 뛰어넘은 소설이 우리에게 주고 있는 진정한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