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이 점점 짙어지는 요즘, 산에 오르면 모든 것이 절정이다. 그곳의 주인인 나무와 곤충, 새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충만하게 생을 살아간다. 그곳을 걷고 뛰면서, 나도 그들처럼 매 순간을 나에게 주어진 가장 좋은 순간으로 여기며 살고 있는지, 묻곤 한다. 선뜻 그렇다고 할 수 없을 때가 대부분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행복이 원하는 것을 얻고, 무언가를 성취하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고, 한때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생각이 바뀌었다. 그것도 행복의 한 요소일 수 있으나, 오히려 중요한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평온한 마음의 상태를 잃지 않는 거라고. 지금 이 순간에 만족하며 더 바랄 것이 없다고 느낀다면, 이미 행복은 내 삶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많은 것을 가졌기 때문도, 상황이 나아졌기 때문도 아니다. 그저 이 순간이 편안하게 느껴진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잠을 잘 자기 위해선 불안한 마음부터 없애야 한다는 어느 의사의 말처럼, 아무리 남들이 부러워할 자리에 있거나, 돈이 많아도 마음이 편치 않으면 행복할 수 없다.
물론 우리는 늘 평온할 수 없다. 당장 지금 내가 행복한지 깨닫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나중에 시간이 흘러 그때가 좋았다고 깨닫는 것도 그리 나쁜 일은 아니다. 돌아보면, 가장 힘들었던 때조차 그때만 한 때가 없었다며 그리워지곤 한다. 그러니 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지금 이 순간이 나에게 가장 좋은 때라고 믿어야 한다. 어쩌면 행복은 그 믿음이 충만한 순간일지도 모른다. 행복은 의지이자 믿음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