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단상

쌓여가는 시간들

by 서영수

무더운 여름, 7월 하순. 문득 휴대폰 캘린더를 보며 세월의 덧없음을 다시 한번 느꼈다. 어느새 올해도 절반을 훌쩍 넘어섰고, 나는 또 한 살을 더 먹었다.


사람들은 흔히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면 스스로를 처량하게 여긴다. 더 이상 젊지 않은 자신을 보면서 세월의 무상함과 덧없음을 탓하기도 한다. '그때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면 잘할 수 있을 텐데'라며 과거를 끊임없이 현재로 불러낸다. 몸은 지금 여기 있으나 마음은 여전히 과거를 머물러 있는 것이다. 그것이 꼭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모두 삶의 기억 앞에서 머뭇거리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나한테도 그런 순간들이 있었다. 작년 말 아버지가 몸이 불편하시다고 할 때, 일에 쫓겨 바쁘다는 핑계로 충분히 곁에 있어드리지 못했다. 그때는 '나중에 시간을 내 더 자주 뵈어야지' 생각했는데, 그 나중은 결코 오지 않았다. 이제 와서 후회해 봐야 소용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가끔 그때로 돌아가 그렇게 하고 싶어진다.


'나는 지난날 나 자신에게 충실했던가. 나를 사랑했던, 무엇보다 내가 사랑해야만 했던 사람들에게도.' 이런 자문이 밀려올 때마다 때늦은 후회와 안타까움이 함께 따라온다. 철 지난 시든 꽃을 외면하기 힘든 나이가 된 지금, 나는 여전히 그 시절의 나에게 묻고 있었다. ‘그때 왜 그랬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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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도 꿈이라는 게 몇 개 있다. 그 중 하나는 마음을 잡아끄는 절실함을 문장으로 옮기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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