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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그를 탓할 수 없었다

by 서영수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결국 자신에게 가장 민감한 존재들이다. 나와 관련된 일이면 마음을 졸이고 신경을 곤두세우지만, 다른 사람의 일에는 선뜻 관심을 갖지 않게 된다. 몸을 가진 인간이기 때문에 자신의 고통에는 즉각적으로 반응하면서도 타인의 아픔에는 둔감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특히 관계 속에 돈이 얽힐 때 이러한 한계는 더 극명하게 드러난다. 뭔가 받을 것이 있으면 온 마음이 그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가도, 막상 받고 나면 마치 애초부터 당연했던 일처럼 여긴다. 하지만 가까운 사이에도 당연한 것은 없다. 이런 일을 반복해서 겪고 나면 인간에 대한 기대가 희미해지고, 믿었던 관계에서조차 배신감이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 보면, 상처의 상당 부분은 상대가 아니라 내가 묻지 않은 '왜'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다. 저 사람은 왜 그렇게 반응했을까? 왜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였을까? 그 순간 그의 마음엔 어떤 부담, 어떤 섭섭함이 있었을까? 이렇게 묻기만 해도 우리가 겪는 많은 일을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종종 그 질문을 생략한 채 결과만 보고 판단해 버릴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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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도 꿈이라는 게 몇 개 있다. 그 중 하나는 마음을 잡아끄는 절실함을 문장으로 옮기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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