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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Jun 19. 2022

BTS, 힘내길!!


‘지옥은 타인이다.’ 이는 인간 혐오를 뜻하는 말이 아니라 ‘타인들’이 끊임없이 ‘지켜보고’ 있는 한, 자신과 타인 사이의 적절한 균형에 결코 도달할 수 없다는 인식이다.


‘진짜’ 자아가 배양되고 성장할 그런 휴지기가 허용되지 않는 상황이 아마도 사르트르가 말하는 지옥일 것이다.


<쇼샤나 주보프, 하버드 대학교 교수>




BTS의 활동 중단 선언을 보면서, 팬의 한 명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사람들은 그들의 음악과 율동에 환호했지만, 정작 그들은 허망한 인기를 위해 스스로를 돌볼 시간도 없이 앞만 보고 달렸다. 번아웃 상태, 그건 육체보다 정신이 먼저 무너지는 거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 깨닫는다.


어쩌면 지금이라도 사르트르가 말하는 '지옥'의 의미를 깨달았으니 그나마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나도 한때는 정신없이 앞만 보고 살았다. 다른 검사들보다 더 수사를 잘하고 뛰어나다는 평가에 매여 일만 했다. 어설픈 자존심이자 쓸데없는 욕심이었다.


최선을 다하는 자세 자체를 폄하할 생각은 없지만, 늘 뭔가가 빠진 듯 부족했다. 그게 무엇이었을까. 나는 BTS의 활동 중단 선언을 보면서 생각했다. 나는 무엇을 위해서 그렇게 앞만 보고 살았던 것일까?

어젯밤, HONNE의 <Location Unknown>를 들었다. BEKA가 참여한 곡으로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과 보컬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곡이다. 이런 풍의 음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터, 어떤 곡이든 처음 들을 때는 썩 마음에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럴 때는 여러 번 반복해서 들어보는 것, 그럼 좋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이 있다. 처음부터 좋은 음악이 있고, 여러 번 듣다 보니 좋아지는 곡도 있다. 장단점이 있다. 전자는 쉽게 질리는 반면, 후자는 처음 들을 때 약간의 인내심만 가진다면 오래 들어도 별로 질리지 않는다.


이 곡은 그런 곡이다. 피아노 선율이 단단히 받쳐주고 있고 보컬을 넘어서지 않아서 그런지 곧 익숙해진다. 이렇게 멋진 곡을 들을 수 있다니, 이 곡을 듣는 이 순간엔 이 음악이 전부였다.


음악을 들을 때는 음악만 생각하고, 일을 할 때는 일만 하고, 쉴 때는 오직 쉬는데 집중하는 것, 그렇게 순간순간을 온전히 살아내는 것이 삶을 풍성하게 하는 비결임을 나는 이렇게 많은 시간을 보내고,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고 나서야 비로소 깨달아가고 있는 중이다.


HONNE의 음악은 그들의 히트 싱글 'Warm On a Cold Night' 제목처럼 차가운 밤의 온기처럼 쿨한 일렉트로닉에 소울풀한 팝이 더해져, 매우 감각적이다.


2014년 영국에서 결성된 밴드로 BTS의 멤버 'RM'이 <Crying Over You>라는 곡에 참여하기도 했다. BTS가 이렇게 되었으니 RM이 참여한 이 곡 또한 들어야 하지 않을까. 부디 잘 회복해서 멋진 뮤지션으로 남기를, B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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