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음악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영수 Jul 20. 2022

체스터 베닝턴

LINKIN PARK

'모든 희망과 좌절의 순간을 기억하라. 그러나 이젠 억지로 거스르려 하지 말고 삶의 흐름에 나를 맡겨라! 흘러가는 대로...'


<Iridescent by LINKIN PARK>

오늘, 7월 20일은 린킨 파크(Linkin Park)의 리드 싱어 체스터 베닝턴(Chester Bennington, 1976 - 2017)이 사망한 날이다. 내가 이 밴드를 알게 된 건 <Iridescent>를 통해서였다. 이 곡을 처음 듣고 얼마나 반복해서 들었는지 모른다. 그런 인연으로 이 밴드의 다른 곡들도 찾아서 들었다. 소화하기 어려운 곡도 있었고, 자주 듣다 보니 이제는 익숙해진 곡들도 있다.


무엇보다 내가 이 밴드의 리더 체스터 베닝턴에 주목한 것은, 그가 어려움을 딛고 Nu Metal이라는 새로운 음악의 선구자가 되었다는 사실 때문이다. 밴드의 정체성을 확립한 것도 그였으니, 그가 없는 Linkin Park는 생각할 수 없다.

그는 가난한 가정환경 속에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했고, 학교에서는 집단 따돌림의 피해자이기도 했다. 부모의 이혼, 어머니의 부재를 극복하지 못하고 마약에도 손을 댔다. 한마디로 희망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망가진 삶이었다. 그런 그에게 음악은 비참한 삶의 탈출구이자, 스스로와의 싸움에서 이기는 방법이었다.


마지막 유작이 된 <One More Night> 이 곡을 듣고 있으면 그의 고뇌와 고통이 느껴진다. 곡 전체의 분위기도 그의 삶을 닮았다. 영혼의 상처와 무기력에서 오는 고통을 음악으로 남겼던 그는 같은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 그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삶이라는 넘어설 수 없는 벽과 어렵고 힘든 싸움을 끊임없이 했기 때문이다. 그는 말한다.


"포기하거나 때려치우고 싶거나 원하는 걸 위해 싸우거나 내 선택은 마지막이었다. 좋은 관계를 원했고 삶에서 함께 하는 사람들을 사랑하고, 내 일을 즐기면서 아버지로, 때로 친구로 매일 아침을 즐겁게 맞고 싶었다. 바로 그 일상이 내게는 투쟁이었다."


그는 음악을 남겼지만 나는 무엇을 남길 것인가? 그의 죽음 앞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사실, 그리고 인간이 얼마나 약한 존재인지를 깨닫는다. 한 줄기 빛처럼 사라진 체스터 베닝턴, 그가 남긴 마지막 곡은 가슴에 빛처럼 남을 것 같다.


무대 위에서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뭇사람들로부터 갈채를 받았지만, 돌아서면 허무함만 남았다. 허무함은 더 큰 자극을 원했고, 그럴수록 점점 더 아플 수밖에 없었다. 아픔을 끝내 견디지 못했다. 우리는 모두 아프다. 나만 아픈 것이 아니다. 그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그의 아픔과 고뇌가 안쓰럽다. 마치 나의 아픔처럼...

매거진의 이전글 슬픔에서 시작된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