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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Aug 28. 2022

바깥은 가을

어제 오늘, 하늘이 맑았다.

저 하늘처럼 맑고 푸르게 살 수 없을까.


아침 저녁 느껴지는 서늘한 기운,

바깥은 이미 가을이었다.

무기력했던 시간들,

어떤 것은 변하고 어떤 것은 그대로인 채

시간이 흘렀다.


이번 여름에는 뭔가 집중할 것이 필요했다.

뭘 해도 마땅치 않았다.

여전히 지난 시간에 사로잡혀 앞으로 나가는 데

나는 망설이고 있었다.  

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는데도.


바빠진 귀뚜라미들,

울음소리가 지난 가을과 달라졌을까.

달라진 것 같기도 하고 그대로인 것 같기도 하고.

그때 들었던 소리가 아닌데도  

귀에 익었던 그 귀뚜라미였으면, 하고 생각했다.


지난 가을, 뚜렷이 남았던 기억들

흘러간 시간, 아쉬움이 컸다.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세월이 흐르니 할 수 없는 일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익숙해지는 데 오래 걸렸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것으로

할 수 없는 일은 할 수 없는 일로 남겨두기로 했다.


툭툭, 힘을 빼고 살아야 하는데

여전히 힘이 잔뜩 들어갔다.

미련과 욕심 때문이었다.

미련이 많은 사람은 계절을 오래 산다고 했던가.

지난 여름이 더 길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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