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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Sep 19. 2022

무너지고 다시 결심하고

결심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고 마음에 거듭 새기는 것이다. 한 번으로는 부족하다. 결심이 무너지는 건, 한 번 해보고 안되면 포기하고 말기 때문이다. 실패하면 다시 결심하면 된다. 시기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결심이 무너졌을 때 심한 자괴감이 든다. '아, 내가 이렇게 약하다는 말인가. 맞다. 나는 약하다.' 그러나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그럴수도 있다. 우리는 한계를 지닌 연약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무너지면 그 부분에서 다시 시작하면 된다. 그러려면 왜 무너졌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하고, 무너진 사실을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 무너지더라도 ‘정직하게’ 무너져야 하는 것이다.

선택의 순간, 늘 이리저리 헤매고 흔들릴 때 톨스토이의 <부활>에 나오는 주인공 네흘류도프의 독백을 떠올린다. “지금 너의 결심은 확고부동한 것인가? 그리고 네가 하려는 행동은 진실로 너의 마음에서 우러난 것인가. 혹시 세상 사람들을 위해서, 세상 사람들에게 자랑하기 위해서 하는 것은 아닌가?”


이렇게 말하고 있는 나도 이번에는 흔들리지 않겠다고 또다시 결심해 보지만 솔직히 잘 될지 모르겠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이렇게 무너지고 다시 세우고 또 무너지고 그러면서 조금씩 조금씩 전진하는 것이 인생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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