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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Nov 24. 2022

삶의 본질을 직시하지 않아서

어느덧 가을의 끝자락, 지나가는 사람들의 옷차림이 한결 두터워졌다. 2022년 한 해도 이제 한 달여 남짓밖에 남지 않았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바뀌는 계절의 흐름을 보면서 생의 덧없음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자연과 인간, 생과 사, 모든 것이 지나고 나면 한순간이다.


우리가 바꿀 수 없는 삶의 진실이 있다. 삶이 터무니없이 짧다는 것, 그 삶이 허망하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사실이 우리 모두의 존재방식을 규정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같은 삶의 본질을 직시하지 않아서 마지막 순간 후회하고 실망하는 것이다.


가을의 마지막 순간, 어딜 봐도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다. 문제는 내 시선,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산다.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려면 의도적으로 시선을 돌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지난 시절, 나는 과거에 발목이 잡힌 채 미래를 염려하느라 현재를 놓치고 말았다. 이제야 지금 이 순간순간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건 그 이유일지도.


"따뜻한 마음을 가지는 것은 우리의 의무다. 우리는 어디까지나 인간다운 태도로 인생을 바라보아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해야 할 노력이다." 


계절 탓인지 마음이 쓸쓸하지만, 아쿠타가와 류노스케(あくたがわりゅうのすけ)의 이 글처럼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볼 수 있기를. 세상이 여전히 시끄러워도 인간다운 태도를 잃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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