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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Dec 07. 2022

음악으로 시작된 인연

영화 / [500] Days of Summer

어떤 것에 대해 미운 마음을 품거나,

자기가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해서 꼬치꼬치 캐고 들거나,

속상해하면서 세월을 보내기에는

우리 인생이 너무 짧은 거란다.


<샤롯 브론테 _ 제인 에어>

마크 웹 감독의 영화 <500 Days of Summer, 2010>에서 주인공 톰(Tom, 조셋 고든 레빗)이 부른 곡. 벌써 이 영화를 본 지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 계절이 바뀌고, 해가 바뀌고 그렇게 나이가 들고 말았다.


영화는 톰과 썸머(Summer, 주이 디샤넬)가 직장에서 동료로 만나 음악을 통해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이다. 엘리베이터에서 톰이 듣고 있던 <더 스미스(The Smiths)>의 곡을 썸머가 흥얼거리며 자기도 좋아하는 곡이라고 하자, 안 그래도 호감이 있던 톰은 썸머를 좋아하게 되고, 그렇게 그들의 사랑은 시작된다.

우연으로 시작된 그 사랑은 우연만큼이나 오래가지 못한다. 원래 남녀 간의 사랑이라는 것이 그렇지 않은가. 영원히 사랑할 것 같지만 그건 그 순간의 다짐일 뿐, 언제 끝날지 모르는 게 우리의 사랑이다.


설렘으로 시작되지만 나중에는 원망과 미움만 남게 되는 그래서 씁쓸한 다크 초콜릿을 먹는 느낌과 비슷하다. 처음에는 달콤하지만, 나중엔 씁쓸한 맛만 남아 처음의 달콤함조차 잊어버리고 마는.


오늘은 영화에서 톰이 불렀던 이 곡을 듣는 것으로 만족하려고 한다. 영화든, 음악이든 그 시절 함께 했던 추억이 담겨 있다. 혼자 보고 혼자 들었든, 누구와 함께 보고 들었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내 기억 속에 새겨졌으니, 그것으로 충분하다.

같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음악은 영혼의 교감이기 때문이다. 영화의 주인공들처럼. 어쩌면 톰은 썸머가 자신이 좋아하는 The Smiths의 곡을 좋아했기 때문에 그녀가 더 좋아졌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연인들의 사랑을 알기 위해선 그들을 연결시켜준 The Smiths의 곡 <Please, Please, Please Let Me Get What I Want>까지 듣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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