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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Jan 02. 2023

오늘을 붙잡아라

이문구 / 관촌수필

시간은 모든 걸 퇴색시켜 버린다는 걸 세월이 흘러서야 비로소 알게 됐다. 그 사실마저도 시간이 한 일이다.


새해라 그런지 시간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나이 탓도 있겠고. 이문구 작가는 그의 소설 <관촌수필>에서 이렇게 말한다.

"세월은 지난 것을 말하지 않는다. 다만 새로 이룬 것을 보여줄 뿐이다. 나는 날로 새로워진 것을 볼 때마다 내가 그만큼 낡아졌음을 터득하고 때로는 서글퍼하기도 했으나 무엇이 얼마만큼 변했는가는 크게 여기지 않는다. 무엇이 왜 안 변했는가를 알아내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변해야 할 건 안 변하고, 변하지 말 건 변하고 마는 인간의 한계와 완고함 앞에 씁쓸하다. 그러나 누구를 탓하겠는가. 우리 모두 인간인 것을...


새해 목표는 딱히 없다. 굳이 마음에 새기고 있는 것이 있다면 ‘기대를 하지 말자는 것’.


기대는 실망을 낳게 되고 실망이 깊어지면 절망에 빠질 수 있다. 뭘 기대한다는 건 다른 사람의 언행에 나를 묶어놓는 것이라 애초부터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 그것도 세월이 준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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