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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Jan 23. 2023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설 명절

누군가의 위로와 도움이 필요한 순간, 길게 말하지 않았는데 그 마음이 전달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별 도움도 되지 않는 쓸데없는 말로 기분을 망치게 하는 사람도 있다.


내가 아닌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상대의 시선을 갖지 않으면 후자의 사람이 되는 건 시간문제, 결국 어떤 말을 하느냐보다 어떤 마음으로 그 사람을 대하느냐에 달렸다.


예의상 하는 말과 진짜 걱정이 돼서 하는 말은 뉘앙스부터 다르다. 문자가 단답으로 끝나면 전자고, 내가 하는 말에 다시 구체적으로 물어보면 후자다. 걱정되면 그 사람이 얼마나 힘든지 자세히 알고 싶어 진다. 그러다 참지 못하고 전화까지 하게 되면 그건 진짜 걱정하는 거다.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는데 제대로 걱정할 수 있겠는가? 그냥 말뿐인 거지.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 나도 언제든지 그렇게 될 수 있음을 인정해야 비로소 공감할 수 있다. 어떠하든 우리는 주변 사람들에게서 영향을 받고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기도 한다.


서은국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도 <행복의 기원>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간이 경험하는 가장 강렬한 고통과 기쁨은 모두 사람에게서 비롯된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이별, 짝사랑.... 인간을 시름시름 앓게 하는 고통스러운 경험이다. 하지만 인간이 느끼는 가장 강력한 기쁨 또한 사람을 통해 온다."


설 명절,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가족들을 만나는 날.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넬 수 있었으면 좋겠다. 거북스러운 말을 듣거나 부담스러운 상황이 되어도 인상 구기지 말기를. 사랑하지만 표현이 미숙해서 그런 거라고 좋게 생각하기를. 무엇보다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먼저 부드럽고 따뜻한 사람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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