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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Jan 28. 2023

음악의 힘

Cigarettes After Sex의 음악

어느 미술 전시회에서 우연히 듣게 되면서 알게 된 밴드 <Cigarettes After Sex> 처음에는 ‘뭐 이런 음악이 다 있지? (가사를 모르니) 밴드 명도 참 그렇네?’ 하다가 다시 들어보니 ‘어, 이거 뭐지! 괜찮은데. 자기 전에 들으면 잠이 잘 올 것 같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나 애플 뮤직을 찾아보니 밴드의 소개란에도 꿈결같이 나른하고 몽롱한 사운드를 들려준다고 되어 있었다. 첫 느낌이 틀린 게 아니었다.



"2008년 메인 보컬인 Greg Gonzalez를 중심으로 결성된 텍사스 밴드 “온라인 플랫폼과 입소문을 통해 차츰 인지도를 쌓고 2017년 첫 정규 앨범을 발매한 이들은 꿈결같이 나른하고 몽롱한 사운드, 자전적 이야기에서 비롯된 로맨틱한 가사를 담으며 드림 팝과 슈게이즈, 앰비언트로 정의되는 슬로 코어 풍의 팝 록 사운드를 주로 구사한다.


은은한 온기가 감도는 차분한 멜로디, 덤덤한 듯 섬세한 감정 선과 은근한 호소력을 지닌 중성적 느낌의 보컬은 로맨스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며 듣는 이들의 감성을 서서히 깊게 파고든다.“ <Apple Music에서 인용>

개성이 넘치는 자신들만의 음악적 색깔을 확실히 보여주는 밴드다. 자꾸 들으면 묘한 중독성이 있다. 그게 바로 개성이 대중성까지 확보할 때 생기는 증상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물론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나도 처음엔 그랬다. 듣고 별로면 저런 음악을 하는 사람들도 있구나 하고 안 들으면 되는 거다.


그러나 세상에 다양한 사람과 인종이 존재하듯, 음악도 인간만큼이나 다양한 색채를 띤 곡들이 존재한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어야 식견과 세상 보는 눈이 넓어지는 것처럼 음악 또한 내 귀에 착 감기는 곡만 들어서는 감성과 음악적 지평을 넓힐 수 없다. 다양한 음악을 들었던 만큼 세상은 달리 보인다. 책이 줄 수 없는 ‘음악의 힘’도 분명히 있다.


일단 그들의 대표곡 <Pistol>을 소개한다. 이 곡도 좋지만 내가 이 밴드의 곡 중 처음 들었던 곡은 두 번째 소개하는 <Nothing’s Gonna Hurt You Baby> 참고로 밴드 명이나 일부 곡 이름 때문에 퇴폐적이라고 오해?하지 마시길. 퇴폐적이지 않다는 건 음악을 들으면 곧 알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나는 이 밴드의 음악을 듣고 영혼이 흔들리는 멋진 충격을 받았다.


오늘도 여전히 추운 날씨에 밖에 나가기가 망설여지는 주말, 넷플릭스 시리즈물을 정주행할 수도 있고 그것도 나쁜 선택이 아니지만 이 멋진 밴드의 곡을 한 번 들어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음악 한 곡이 기분을 바꾸어주기도 하니까. 김중혁 작가도 그의 에세이 <모든 게 노래>에서 이렇게 말했다.



"채소에 소금을 쳐야 샐러드가 되듯, 날씨에 노래를 쳐야 비로소 계절이 되는 것 같다. 노래가 없었다면 우리의 계절은 훨씬 흐리멍덩했을 것이다.


“계절은 음악의 스피커가 되어 소리를 더 잘 들리게 하고, 음악은 계절의 공기가 되어 향기를 더 잘 맡을 수 있도록 해준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눈이 내리고, 태풍이 몰아치면 늘 듣던 음악이 다르게 들린다.”


"음악을 듣고 있으면 순간과 현재를 느끼게 된다. 좋은 음악은 시간을 붙든다. 현재를 정지시키고 순간을 몸에다 각인시킨다. 세월을 보내고 나이를 먹으면 우리가 쌓아가는 것은 돈이나 명예가 아니라 ‘사소하지만 결정적인‘ 몇 시간의 기억이다."



돌이켜보면 아름답고 슬펐던 한순간의 기억이 내 삶을 빛나게 했다. 그 기억의 힘으로 살아가는 건지도 모르겠다. 좋은 음악을 들었던 기억도 그중에 하나고. 참고로 이 밴드의 다른 곡들도 몇 곡 더 추천하면 <Sweet>, <Apocalypse>, <K>, <John Wayne> 쓰다 보니 너무 많네. :) 아무튼 시간 되면 다 들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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